7일 중국 저장성 항저우 공슈 캐널 스포츠파크 체육관에서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 브레이킹 결승 토너먼트에서 한국 김홍열이 연기를 펼치고 있다. [연합]
6일 중국 저장성 항저우 공슈 캐널 스포츠파크 체육관에서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 브레이킹 예선에서 권성희가 기술을 선보이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이형석 기자]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대회 최초로 도입된 브레이킹이 정식종목에 성공적으로 데뷔했다. 화려한 기술과 동작으로 관중들의 눈을 사로잡으며 엄연한 스포츠 종목의 하나로서의 가능성을 입증했다. 한국 비보잉계를 대표하는 김홍열(Hong10)은 은메달을 차지하며 초대 대회로서의 의미를 더했다. 브레이킹은 2024년 파리 올림픽에서도 정식종목으로 채택됐다.
7일 오후 중국 저장성 항저우의 궁수 캐널 스포츠파크 체육관에서 열린 대회 브레이킹 남자부 경기는 관중들에게 이 종목의 묘미를 한껏 보여줬다. 브레이킹은 ‘중력’을 이겨내는 신체의 격한 움직임을 다양환 회전과 정지 동작으로 보여주는 춤이다. 톱록(서서 움직이는 준비 동작), 다운록(손, 하체가 바닥에 닿은 상태에서 선보이는 스텝), 프리즈(순간적으로 동작을 멈추는 기술), 에어트랙(팔과 다리를 모두 쭉 펴고 한 손으로만 바닥에 짚어 몸을 돌리는 기술) 등의 화려한 기술로 상대의 기세를 제압해야 한다. 참가선수들이 순서대로 연기를 펼치는 체조 종목과는 달리, 브레이킹은 1대1 ‘배틀’ 형식으로 펼쳐진다. 이 또한 ‘스왜그’(swag)라는 드러내는 힙합 문화의 특성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것이다. ‘스왜그’는 자신만의 개성과 스타일을 거침없이 드러내고, 상대와 겨루기를 주저하지 않는, 도전적인 태도를 가리킨다.
그만큼 브레이킹은 안무와 동작, 기술의 완성도 뿐 아니라 선수 고유의 스타일과 개성, 즉흥적인 연기도 중요하다.
1985년생으로 한국 비보이계를 대표하는 김홍열과 2002년생으로 세계적인 선수인 일본 나카라이 시게유키(Shigekix)의 아시안게임 결승 무대는 브레이킹의 매력을 한껏 느낄 수 있게 해준 경기였다. 1 대 1 배틀로 진행된 결승전에서는 라운드당 1분씩 3회 연기를 펼쳐 승자를 가렸다. 심사위원 9명이 기술력, 표현력, 독창성, 수행력, 음악성까지 5개 부문을 채점했다. 최종 승부는 라운드 점수 2-1(4-5 3-6 6-3)로 나카라이의 승리였지만, ‘17세 차’ 비보이들의 대결은 감탄을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김홍열은 최고 권위 국제 대회로 여겨지는 레드불 비씨원 파이널에서 2회(2006, 2013년) 우승한 바 있다. 최초의 한국인 우승자다. 2회 우승도 우리나라에서는 처음이다.
16세인 2001년부터 국제대회에 출전하며 비보이로서 출발을 알린 김홍열은 22년째 정상급 기량을 유지해 브레이킹계의 존경을 받는다.
2024 파리 올림픽부터 정식 종목이 되는 브레이킹은 이번 대회를 통해 아시안게임에서도 처음 도입됐다. 김홍열이 딴 은메달이 이번 대회 우리나라 대표팀이 거둔 첫 번째이자 마지막 메달이다.
앞서 비걸 전지예(Freshbella)와 권성희(Starry)도 8강부터 우승 후보인 류칭이(671·중국), 후쿠시마 아유미(Ayumi·일본)를 만나 탈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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