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앞 마지막 국감…여야 ‘정국 주도권’ 전면전[이런정치]
2023-10-10 09:54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0일 국회에서 열린 국정감사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김진 기자] “국민의힘은 민생 국감, 책임 국감, 희망 국감이란 3대 기조를 바탕으로 새 정부의 국정 철학과 정책을 정착시키고, 민생과 국가 미래를 챙기는 국감을 만들어나가겠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

“국민의 의혹은 시원하게 해소하고, 국민의 요구는 분명하게 관철되는 국민 국감으로 만들겠다. 국감은 경제와 민생 위기에도 폭주하고 있는 윤석열 정부에 맞설 거의 유일한 수단이다.”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21대 국회의 마지막 국정감사 첫날인 10일부터 여야 원내지도부가 신경전에 들어갔다. 여야는 내년 총선을 6개월 남기고 치러지는 이번 국감에서 상대를 겨냥하며 ‘심판론’을 미리 띄울 것으로 보인다. 상임위 곳곳에서는 이재명 사법리스크, 서울~양평 고속도로,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 방류 등 불씨가 타오르고 있다.

여야 원내지도부는 이날 국회에서 국정감사대책회의를 각각 개최하고 서로를 향해 날을 세웠다. 윤재옥 원내대표는 민생 국감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도 “내년 총선을 앞두고 국감 질의를 공천권자에게 눈도장을 찍기 위해 국민 눈높이를 외면하는 정치공세의 수단이나, 지역민원을 해결할 기회로 이용하려는 일이 많아질 수 있다”며 “각 상임위원장의 현명하고 공정한 태도가 절실히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국감이 진행되는 상임위 17곳 중 10곳이 민주당 소속 위원장이란 점을 겨냥한 것이다.

홍익표 원내대표 역시 이날 “(이번 국감을) 윤석열 정부의 무능과 폭주를 막고 위기의 대한민국을 바로세우는 중요한 계기로 만들겠다”며 “윤석열 정부 1년 5개월 만에 있는 사실상 첫 국감이다. 남 탓 전 정부 탓은 통하지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번 국정감사는 791개 피감기관 대상으로 오는 11월8일까지 실시된다. 첫날인 이날 국회에서는 기획재정위·국토교통위·국방위·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문화체육관광위·법제사법위·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외교통일위·정무위·행정안전위 등 국감이 열렸다.

이 중 법사위는 이번 국감의 최대 격전지다. 당장 이날 대법원 국감에서는 이균용 대법원장 후보자 임명동의안 부결에 따른 ‘30년 만의 대법원장 공석 사태’를 놓고 여야가 신경전을 벌였다. 국민의힘은 이번 사태를 ‘야당의 발목잡기’에 따른 사법 공백으로 규정한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후보의 ‘자질 부족’을 강조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에 대한 법원의 구속영장 기각 결정을 놓고서도 여야는 충돌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참석하는 11일 법무부 국감, 17일 서울중앙지검, 23일 대검찰청, 24일 서울중앙지법 국감에서도 이 대표에 대한 검찰 수사를 둘러싼 여야 대립이 예상된다.

국토위 국감에서는 김건희 여사 일가 특혜 의혹이 제기되며 전면 백지화 선언까지 나왔던 서울~양평 고속도로 사업, 문재인 정부 부동산 통계 조작 등을 놓고 국감 기간 내내 여야 공방이 이뤄질 전망이다. 과방위 국감에서는 ‘김만배-신학림 대선 공작 가짜뉴스’ 의혹, 공영방송 이사 및 방심위원 해임 문제 등을 놓고 여야 충돌이 예상된다. 여성가족위 국감에서는 최근 파행된 김행 장관 후보자와 잼버리 대회 대응 등을 놓고 여야가 대립할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에서는 총선을 앞두고 열리는 임기 말 마지막 국감인 만큼 여야 갈등이 불가피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총선 정국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한 지지층 결집, 심판론 띄우기의 포석일 뿐 아니라 각자 인지도를 높이기 위한 의원들의 ‘개인기’가 쏟아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고금리·고물가·고환율에 따른 가계부채와 생활고, 늘어나는 이상동기 범죄(묻지마 범죄) 및 마약 범죄, 전세사기 후속대책 등 주택 문제 등 산적한 민생 현안이 외면받을 것이란 우려도 적지 않다. 한 국회 관계자는 “결국 ‘누가 더 못했냐’를 두고 경쟁하는 꼴”이라며 “정치에 대한 피로감만 키우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0일 국회에서 열린 국정감사 대책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



soho0902@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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