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버드大, 가증스러워” 하마스 대신 이스라엘 때렸다…美분노케 한 대학생 성명
2023-10-10 13:37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와 이스라엘의 교전이 발생한 지 사흘째인 9일(현지시간) 이스라엘 공습으로 가자지구에서 검은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유대 안식일인 지난 7일 하마스는 이스라엘을 겨냥해 로켓포를 쏘고, 무장대원들을 침투시켜 다수의 민간인을 인질 삼았다. 이스라엘 총리실 산하 정부 공보실은 이번 공격으로 800명 이상이 사망하고 약 150명이 인질로 잡혀갔다고 밝혔다. [연합]

[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 미국 하버드대의 35개 학생 단체들이 이스라엘에 대한 하마스의 기습공격을 포함한 폭력사태의 책임을 이스라엘에 돌렸다. 이같은 내용을 담은 성명이 발표되자 미국 전역에서 비판 여론이 제기되는 양상이다.

미 정치매체 폴리티코 등이 9일(현지 시각) 보도한 바에 따르면, 미 정치권에서는 공화당 뿐만 아니라 민주당에서도 “학교가 나서서 이런 성명에 대한 (반대) 입장을 내놔야 한다”며 거센 반발이 나오고 있다.

앞서 하버드 팔레스타인 연대 그룹(Harvard Palestine Solidarity Groups)은 이슬람 무장 단체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침공한 지난 7일 성명을 내면서 침공 당한 이스라엘을 규탄했다. 최근까지 이 성명에 하버드 국제 앰네스티를 포함한 35 개 단체가 서명했다.

성명은 “오늘의 (침공) 사건은 진공(vacuum) 상태에서 발생한 것이 아니다. 지난 20년 동안 가자지구의 수백만 명의 팔레스타인인들은 ‘야외 감옥’에서 살도록 강요당했다”며 “이스라엘의 폭력은 75년 동안 팔레스타인 존재의 모든 측면을 구조화했다”고 적었다.

이스라엘에 책임 소재를 돌린 성명을 놓고, 졸업한 동문들은 학교가 침묵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팔레스타인의 폭력 사태는 물론, 이를 지지한 학생들에 대한 비판도 하지 않고 있다는 것. 하버드대는 지난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했을 당시, 우크라이나 지지 입장을 즉각 발표하는 등 국제 이슈에 대해 입장을 내놓곤 했다.


이스라엘의 방공망 '아이언돔'이 8일(현지시간) 가자지구에서 발사된 로켓을 남부 도시 아슈켈론 상공에서 요격하고 있다. 아이언돔 등으로 철통 보안을 자랑하던 이스라엘의 방어시스템은 전날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쏟아부은 로켓 공격을 막아내지 못했다. [연합]

하버드대 총장이자 재무장관을 지냈던 래리 서머스는 엑스(옛 트위터) 글에서 “지금처럼 환멸과 소외감을 느낀 적이 없다”며 하버드가 현 중동 사태와 함께 이번 성명에 대해서 침묵하고 있는 것에 대해 비판했다. 유대계인 그는 “하버드대 전체가 모든 폭력을 이스라엘 탓으로 돌리는 (일부) 학생 단체들의 비양심적 성명에 의해 규정되고 있다”며 “(이들과) 대학의 입장을 분리하지 않고 침묵하는 현 대학 지도부를 이해하기 힘들다”고 했다.

하버드 로스쿨 졸업생인 미 공화당의 테즈 크루즈 상원의원도 이날 엑스에 “도대체 하버드에 무슨 문제가 있는 거냐”고 묻는 글을 올렸다. 공화당의 엘리스 스테파닉 의원도 전날 밤 “하버드 학생 단체가 700명이 넘는 이스라엘인을 죽인 하마스의 야만적인 테러 공격에 대해 이스라엘을 비난하는 것은 혐오스럽고 가증스러운 일”이라고 적었다.



kace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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