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벌어진 공무집행 방해 70%은 ‘술 마시고’…강간, 살인은 30%
2023-10-11 12:01


지난 8월 경기 안산시 소재의 한 파출소에서 발생한 주취 난동 사건. 만취 상태의 60대 남성이 경찰에게 흉기를 휘두르며 위협적인 행동을 한 혐의로 체포됐다. 경찰은 해당 남성에게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를 적용했다. [경찰청 유튜브]

[헤럴드경제=김빛나 기자] 지난해 서울에서 경찰관·소방관 등 공무원을 폭행하거나 업무를 방해한 사람 10명 중 7명은 주취자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강간 혹은 살인을 저지른 사람은 30%가 술에 취한 상태였다.

11일 국회 행정안전위 소속 정우택 국민의힘 의원실이 서울경찰청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 시내 공무집행방해 검거자 2236명 중 1545명은 주취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69.1%에 달하는 수치다. 그 전 해인 2021년에는 검거자 대비 주취자 비율은 57.7%인 것과 비교했을 때 코로나19 확산기가 지나면서 비율이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술에 취해 공무집행방해로 입건된다 해도 대부분 집행유예로 끝나는 경우가 많다. 지난달 서울북부지법은 술을 마시고 난동을 피우다 여자 경찰관의 얼굴을 주먹으로 가격한 40대 남성에게 1심에서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지난 3일에는 광주지법에서는 현장에 출동한 경찰에게 욕을 하고 다짜고짜 폭력을 행사한 50대 부부가 각각 징역 4개월·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서울 시내 한 경찰이 주취자를 인계하고 있다. [연합]

강력범죄 사건에서도 범행 당시에 술에 취한 범죄자들이 많았다. 서울청 강력범죄 검거인원 및 비율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에서 살인 혐의를 받은 피의자 중 31.1%가 주취상태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고, 폭력은 26.7%, 방화는 24.5%로 뒤를 이었다. 강도는 9.7%, 절도는 6.4%을 기록했다. 서울시내에서 강간 및 강제추행을 저지른 자 중에서 주취상태였던 피의자 비율도 전체 5740명 중 1735명으로 30%를 차지했다.

문제는 코로나 기간이 종식되면서 올해 주취자 관련 신고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는 것이다. 서울청 자료에 따르면 올해 서울 시내 31개 경찰서에 접수된 주취자 신고 건수는 3만3953건이었다. 코로나 확산기였던 2021년 전체 신고 건수인 3만2874건을 넘어섰으며, 연말에 주취자 신고가 늘어나는 만큼 지난해 신고 건수인 3만8226건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1~9월까지 접수된 신고가 연평균보다 증가한 서울 경찰서도 있었다. 가장 많이 신고가 접수된 관악경찰서에 접수된 신고건수는 2171건으로 최근 4년(2019~2022년) 연평균 2011건보다 많았다.

관악서를 포함해 번화가 일대에 위치한 경찰서 5곳과 직장인이 많은 지역 3곳은 주취자 신고가 이미 연평균을 넘어섰다. 관악을 비롯해 홍대 번화가를 담당하는 마포서가 1610건, 강남서 1604건, 영등포서 1780건, 건대 번화가를 담당하는 광진서가 1726건으로 최근 4년과 비교했을 때 신고가 많았으며, 중부, 종로, 용산서에서도 예년보다 주취자 신고가 많았다.

정우택 의원은 “경찰관을 폭행하는 등 악의적으로 정당한 법집행을 방해하는 자들은 예외없이 일벌백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binn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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