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지하철 모든 에스컬레이터에 ‘역주행 방지 장치’ 생긴다
2023-10-12 07:46


지난 6월 8일 오전 경기 성남시 지하철 분당선 수내역 2번 출구 상행 에스컬레이터가 역주행하며 14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사진은 사고 현장 모습. [연합]

[헤럴드경제=김용재 기자] 서울 지하철 1~8호선 모든 에스컬레이터에 ‘역주행 방지 장치’가 생긴다.

12일 서울교통공사(이하 공사)에 따르면 공사는 지하철 발 빠짐 사고와 승강편의시설 안전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환경 개선 작업에 돌입했다. 승강장과 열차 사이 간격이 넓어 발빠짐 우려가 있는 72개 역에는 ‘자동안전발판’이 확대 설치되고, 모든 에스컬레이터에는 역주행 방지 장치를 설치한다.

지하철 에스컬레이터 역주행 사고는 주로 많은 승객들이 이용하는 가운데 장시간 가동으로 기어나 체인 등 주요 부품이 파손되면서 정지가 불가능할 경우 하중을 견디지 못해 발생한다. 지난 6월 8일에는 경기 성남시 분당구 수내역에서 상행 에스컬레이터가 오작동하고 역주행하면서 14명이 부상을 입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공사는 현재 운영 중인 1833대의 에스컬레이터 중 역주행 방지 안전장치가 이미 설치된 1097대(60%)를 제외한 736대를 대상으로 안전장치를 설치한다. 올해 말까지 116대, 내년 상반기까지 547대에 설치를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구조적인 문제로 장치 설치가 불가능한 에스컬레이터 73대에 대해서는 올해부터 2025년까지 총 402억원을 투입해 순차적으로 전면 교체할 예정이다.

공사 관계자는 “서울 지하철의 에스컬레이터는 하루 19시간 가동되고 있어 피로도가 높고 부품 노후화 등에 따라 사고나 장애의 적극적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공사는 승강장 발 빠짐 사고 대비에도 나섰다. 내년부터 2025년까지 승강장과 열차 사이 간격이 130㎜ 이상인 72개 역 585곳에 접이식 자동안전발판도 확대 설치한다. 공사는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6월까지 7개월간 지하철 2호선 시청역 등 5개역 25개소에서 시범 운영한 결과 안전발판의 안전성과 효과성 등을 검증했다.

접이식 자동안전발판은 승강장 안전문과 연동해 열차가 정위치에 정차한 것이 확인되면 올라오고, 출입문이 닫히면 센서로 잔류 승객 여부를 감지한 뒤 다시 내려가는 식으로 작동한다. 공사는 자동안전발판 설치 대상은 아니지만 승강장과 열차 사이의 간격이 100㎜ 초과, 130㎜ 미만으로 발 빠짐에 주의할 필요가 있는 곳에는 승차 위치 바닥에 LED 경고등을 시범 설치할 계획이다.

백호 서울교통공사 사장은 “어려운 재정 상황에 놓여있는 가운데 지하철 요금 인상을 통해 마련된 재원으로 투자의 여력이 생긴 만큼 요금 인상 수익을 뛰어넘는 서비스 개선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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