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태경발 험지출마론 ‘흔들’…직전 총선서 7명 모두 살아오지 못했다 [이런정치]
2023-10-13 09:42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 [연합]

[헤럴드경제=김진 기자] 국민의힘에서 하태경 의원(3선·부산 해운대갑)의 ‘서울 출마 선언’으로 불씨를 틔운 ‘험지출마론’이 곧장 벽에 부딪혔다. 내년 총선 수도권 선거의 전초전으로 평가받던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국민의힘이 17.15%로 완패하자, 수도권이 험지를 넘은 ‘사지’라는 위기감이 퍼지면서다.

13일 헤럴드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국민의힘에선 지난 7일 하 의원의 서울 출마 선언 이후, 험지출마론과 관련해 영남권을 포함한 지역 일부 의원들의 실명이 거론되고 있다. 3선 이상 중진으로 전국적으로 인지도가 높거나, 비례대표 국회의원을 지낸 경험이 있거나, 수도권 연고가 있는 이들로 초·재선까지 포함한다. 지도부를 중심으로는 연말까지 “제2, 제3의 하태경이 나와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 관계자는 “수도권 뿐 아니라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지역 내 험지도 험지”이라며 “특정 숫자를 목표로 두고 있는 건 아니지만, 지난 총선보다 더 큰 규모의 교체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강서구청장 보선 패배 직후 본격화된 수도권 위기론이다. 이번 선거는 내년 총선 구도이기도 한 여당의 ‘거야 심판론’과 야당의 ‘정권 심판론’의 대결이었다. 그러나 김태우 국민의힘 후보의 득표율이 대통령 국정지지도 박스권인 39.37%에 그치면서, 당 내에서 서울 강남·서초 등을 제외한 수도권 참패 우려가 드리웠다.

한 수도권 의원은 통화에서 “누가 위로 올라오려고 하겠나”라며 “‘나 말고 다른 사람이 가라’는 분위기가 팽배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영남권의 한 의원은 “본인들이 자발적으로 결단을 내려야 할 문제지, 인위적 또는 강제적으로 ‘여기 가라’는 식으로 해선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 2020년 4월15일 실시된 제21대 총선 당시 ‘자멸’에 가까운 험지 차출 결과도 우려를 키우는 부분이다. 당시 과거 지역구를 떠나 험지에 차출된 국회의원 7명 중 생환에 성공한 이는 아무도 없었다.

수도권의 경우 김용태 의원(이하 당시 3선·서울 양천을)이 구로을에서 윤건영 전 문재인 청와대 국정상황실장과 맞붙었으나 고배를 마셨다. 이혜훈 의원(3선·서울 서초갑)은 동대문을, 이종구 의원(3선·서울 강남갑)은 경기 광주을로 옮겨 민주당의 장경태, 임종성 의원과 대결했으나 패했다. 안상수 의원(3선·인천 중동강화옹진)은 민주당세가 강한 계양갑 출마를 선언했다가 지도부 요청으로 동미추홀을에 출마했으나, 공천 불복으로 탈당해 무소속 출마한 윤상현 의원에 밀렸다.

정우택 의원(4선·충북 청주 상당)은 도종환 민주당 의원을 견제하기 위해 옆 지역구인 청주 흥덕으로 자리를 옮겼으나, 패배하면서 2022년 3·9 재보궐선거로 국회에 재입성했다. 이언주 의원(재선·경기 광명을)은 박재호 민주당 의원의 지역구인 부산 남을에 공천받았다 패했다. 16대 국회에서 서울 강남을 국회의원을 지낸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고민정 전 청와대 대변인과 광진을에서 승부를 펼쳤으나 석패했다.

주호영 의원도 대구 수성을에서 옆 지역구인 수성갑으로 자리를 옮겨 5선에 성공했다. 주 의원은 당시 수성갑 현역 의원이자 민주당의 잠룡 중 하나였던 4선의 김부겸 의원의 상대로 낙점됐는데, 보수정당의 텃밭인 대구였다는 점에서 ‘자객 공천’으로 불렸다.



soho0902@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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