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소방재난본부 안산소방서 소속 조준형 소방장이 안산시 단원구 한 아파트 화재 현장에서 11층 난간에 매달린 여학생을 구조하고 있다.[경기도소방재난본부]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경기 안산시의 한 아파트 11층에서 불이 나, 집안에 있던 10대 여고생이 불길을 피해 창문 난간에 매달려 있다가 소방대원들에 극적으로 구조됐다.

13일 경기도 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29분께 안산시 단원구 고잔동의 한 아파트 11층에서 불이 났다는 119 신고가 접수됐다.

소방대원들은 불이 난 11층 난간에 10대 여성이 힘겹게 매달려 치솟는 연기를 피하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소방당국은 대원들을 투입해 불길을 잡으며 아파트 안으로 진입했고, 아파트 외부에도 고가사다리와 에어매트를 설치했다.

그리고 신고 15분 만인 오전 11시 44분께 불길을 잡으며 아파트 내부로 진입한 조준형 소방장이 난간에 아슬아슬 매달려 있는 여성을 구조했다.

구조된 이는 고등학교 1학년 A(16) 양으로 공포에 질려 제대로 대화가 어려운 상태였다. 코와 입에 그을음이 끼어있었지만, 다행히 연기를 약간 들이마신 것 외엔 별다른 상처를 입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조 소방장은은 A 양에게 호흡보조기를 착용시키고 아파트 밖으로 탈출했다.

집 안에 다른 사람은 없었다.

조 소방장은 "극한의 공포 속에서 끝까지 난간을 잡고 버텨준 여학생에게 정말 감사하고, 하루빨리 안정을 찾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불은 신고 접수 20여분 만에 모두 꺼졌다. 인명피해는 없었으나 집 내부 가재도구 등이 불타 훼손됐다.

소방당국은 거실 내 소파 부근에서 불이 시작된 것으로 보고 화재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