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 데가 없어요” 길 잃은 고졸 출신…공공기관 신입 4년 만에 반토막
2023-10-14 11:03


지난 9월 26일 오후 정부세종컨벤션센터 기획전시장에서 열린 세종시 청년취업박람회에서 방문객들이 기업 일자리 부스 등을 돌아보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주소현 기자] 공공기관이 채용한 신입직원 중 고졸 출신 비율이 4년 만에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

창업기업 대표 중 고졸 비율도 하락세다. 우리 사회의 학력 중시 풍토가 반영된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14일 올해 2분기 기준 공공기관(지방공공기관 제외)의 신입직원 중 고졸 출신 신입직원 비율은 6.7%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4년 전인 2019년 14.7%에 비해 절반 이하로 떨어진 비율이다.

이는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이태규 국민의힘 의원이 기획재정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다.

고졸 출신을 신규로 채용한 공공기관도 지난해 기준 총 361곳 중 61곳에 불과했다.

고졸 이하가 회사를 창업하는 경우도 줄어들고 있다. 창업기업 대표의 학력 중 고졸 이하는 2020년 44.8%로 8년 전인 2012년 48.5%보다 3.7%포인트 하락했다.

고졸 이하 창업자의 경우 운수 및 창고업, 숙박 및 음식점업, 수리업, 서비스업 등 단순 노동업종을 운영하는 비중이 높았다.

같은 기간 창업자가 전문대 졸업 이상 학력인 경우는 같은 기간 51.4%에서 55.2%로 올랐다. 전문대졸 이상 창업자는 금융 및 보험업, 교육서비스업, 전문 과학 및 기술서비스업 등을 많이 운영했다.

‘1인 창조기업’의 경우에도 고졸 이하 학력을 지닌 창업자의 비율은 2014년 58.3%에서 지난해 28.3%로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 1인 창조기업은 대통령으로 정한 지식서비스업, 제조업 등에서 창의성과 전문성을 갖춘 1인이 상시 근로자 없이 사업을 영위하는 기업을 말한다.


15일 국회에서 열린 교육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여야 간사인 이태규(왼쪽) 국민의힘 의원과 더불어민주당 김영호 의원이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태규 의원은 “공공기관 취업은 물론 창업에 있어서도 우리 사회에서 고졸 출신들의 설 자리가 점점 좁아지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이어 “학력과 학벌이 아닌 실력과 능력 위주의 사회로 가기 위해서는 고졸 출신자에 대한 취업 기회 부여와 창업 지원을 획기적으로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address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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