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태양광 잡겠다” 한화 ‘야성’ 담긴 북미 최대 공장 가보니 [비즈360]
2023-10-17 13:01


한화솔루션 카터스빌 공장 모습. [한화솔루션 제공]

[헤럴드경제(달튼·카터스빌)=한영대 기자] 11일(현지시간) 방문한 미국 조지아주 카터스빌 소재 130만㎡ 규모(약 40만평)의 한화솔루션 카터스빌 공장부지. 조지아주 애틀랜타공항에서 84㎞ 떨어진 이곳에서는 내년 하반기까지 잉곳과 웨이퍼, 셀, 모듈에 이르는 태양광 통합 생산단지 ‘솔라허브’를 구축하고자 중장비 80여대가 바쁘게 움직였다. 한화솔루션이 카터스빌 공장 건설 현장을 한국 언론에 공개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카터스빌 공장 전체 공정률은 지난달 기준 17%이지만 모듈 생산라인 공정률은 약 50%에 달한다. 실제 모듈공장은 지붕공사를 마무리하는 등 공장 모습을 서서히 갖추고 있었다. 이제 막 공장 뼈대를 구축했거나 철근구조물만 설치된 공장들과 대조적이다.


최대연 한화솔루션 큐셀부문(이하 한화큐셀) 미국제조본부 인프라담당 임원은 “태양광제품을 생산할 때 미국 정부가 인센티브를 제공하는데 모듈 인센티브가 가장 많다”며 “모듈을 먼저 생산하는 것이 많은 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르면 모듈 생산 시 와트(W)당 7센트의 세액공제 혜택이 주어진다. 잉곳·웨이퍼(W당 5센트), 셀(W당 4센트)보다 세액공제 규모가 크다. 기존 모듈공장인 달튼 공장을 포함해 카터스빌 공장의 모든 생산라인이 풀가동될 때 한화솔루션이 혜택받는 세액공제 규모는 연간 8억7500만달러(약 1조1800억원)다.

내년 4월 본격 가동되는 카터스빌 모듈라인의 연간 생산 규모는 3.3GW(기가와트)다. 달튼 1공장(1.7GW)·2공장(3,4GW)을 포함할 때 한화솔루션의 미국 내 모듈 생산능력은 8.4GW로 늘어난다. 8.4GW는 실리콘 전지 기반 모듈을 만드는 태양광업체 생산능력으로는 북미 최대 규모다. 미국을 기준으로 130만가구가 1년 동안 사용할 수 있는 전력량이다.


한화솔루션 달튼 공장 전경. [한화솔루션 제공]

한화솔루션은 모듈 생산라인을 우선 구축한 이후 차례로 잉곳과 웨이퍼, 셀 공장을 준공할 계획이다. 모든 공장의 공정은 자동화 과정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한화솔루션이 카터스빌 공장 건설을 위해 투자한 자금은 약 3조원이다. 한화그룹 역사상 해외에 조 단위가 넘는 투자를 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한화솔루션은 카터스빌 공장의 생산능력을 극대화하고자 미국 REC실리콘, 한화첨단소재와 협력한다. 지난달에는 REC실리콘과 4조원 규모의 폴리실리콘(태양광 기초 소재) 장기 공급계약을 했다. 한화첨단소재는 1억7400만달러(약 2352억원)를 투자해 카터스빌 공장 인근에 태양광 셀을 보호하는 자재인 EVA 시트공장을 신설한다.

카터스빌 공장에서 30분 거리에 있는 조지아주 달튼 1, 2공장은 이미 태양광 모듈을 바쁘게 생산하고 있었다. 1, 2공장은 하루에 각각 1만3000장, 2만장의 모듈을 양산한다. 과거 달튼은 ‘세계 카펫의 수도’라고 불릴 정도로 섬유산업이 발달된 도시였다. 하지만 한화솔루션 투자로 달튼은 미국 신재생에너지 전환의 상징으로 주목받고 있다.


한화솔루션 달튼 2공장에서 자율이동로봇(AMR)이 태양광 모듈 부품을 운반하고 있다. [한화솔루션 제공]

태양광 모듈은 ▷태양광 셀을 반으로 자른 후 와이어로 연결하는 ‘태버’ ▷와이어로 연결된 셀을 서로 연결해 배치하는 ‘숄더링’ ▷모듈 내 결함이 있는 확인하는 ‘EL테스트’ 등 8단계를 거쳐 생산된다. 올해 7월 한화솔루션이 2000억원을 투자해 준공된 달튼 2공장 공정에는 1공장에 없었던 자동화기술을 새로이 도입했다. 달튼 2공장 입구에는 30대의 자율이동로봇(AMR)이 바닥에 그여진 붉은 선을 따라 필요한 자재를 운반하고 있었다. 이전까지 사람이 했던 태양광 모듈 프레임 운반작업에도 로봇이 활용된다.

새로 적용된 자동화기술이 많음에도 달튼 2공장 근무인력(980명)은 1공장(750명)보다 200명 이상 많다. 조성원 한화큐셀 공정팀 프로는 “1공장보다 2공장 모듈 생산량이 많아지면서 필요한 인력도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한화솔루션이 과감한 투자를 하는 이유는 성장하는 미국 태양광시장 주도권을 차지하기 위해서다. 시장조사업체 우드맥킨지에 따르면 미국 태양광 설치 수요는 지난해 19GW에서 2026년 44GW로, 2배 이상 성장할 전망이다. 유재현 한화큐셀 운영팀 프로는 “기존 에너지 발전단가가 증가하는 반면 태양광 발전단가는 감소하고 있다”며 “두 단가가 같아지는 시점 이후 태양광시장의 발전속도는 더 빨라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화솔루션은 미국 주택·상업용 태양광 모듈시장에서 압도적인 선두를 차지하고 있다. 주택용 시장에서는 19분기 연속, 상업용 시장에서는 14분기 연속 점유율 1위다. 하지만 발전용 모듈시장에서는 중국에 밀려 있다. 한화솔루션은 카터스빌 공장 준공을 기점으로 발전용 모듈시장에서 중국과의 격차를 좁힌다는 계획이다.

류성주 한화큐셀 미국제조본부장은 “카터스빌 공장은 한화가 10년 이상의 태양광산업 노하우를 집약한 최첨단 생산기지”라며 “미국 최대이자 유일한 태양광 통합 밸류체인을 구축해 에너지안보 강화와 탄소중립 실현에 이바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화솔루션 달튼 1공장에서 태양광 모듈이 생산되고 있다. [한화솔루션 제공]




yeongda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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