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거운 짐진 자들아, 내게로 오라”…가자지구 무슬림 안식처 된 교회
2023-10-17 15:08


지난 4월 9일 성 포르피리우스 교회에 모인 팔레스타인 기독교인들이 종려 주일 미사를 올리고 있다. [AP]

[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이스라엘의 지상전을 앞두고 격화되는 공습과 음식과 물, 연료 부족으로 인도주의적 위기에 빠진 가운데 가자지구 내 가장 오래된 정교회 교회는 무슬림과 기독교인 모두의 안식처가 되고 있다.

16일(현지시간) 알자지라 방송의 보도에 따르면 가자 지구에서 가장 오래된 교회인 정교회 교회인 성포르피리우스 교회에는 기존에 이 교회에 다니던 기독교인은 물론, 무슬림까지 수백명이 이스라엘의 공습을 피해 모여있다.

하마스의 공격에 대한 보복으로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 대한 맹폭을 이어가면서 수많은 모스크와 학교가 공격을 받고 가자지구 내 사망자가 3000명에 육박하고 있는 가운데에도 이 교회는 지금까지 이스라엘의 폭격을 피해왔다.

1100년대 중반에 지어진 이 교회는 5세기 가자 교구 주교의 이름을 따서 명명됐다. 알자지라는 “특히 두려움의 시기에 가자 지구의 여러 세대에 걸친 팔레스타인 인에게 위안을 제공했다”고 설명했다.

이 교회의 사제인 엘리아스 신부는 “이스라엘 군이 많은 성소를 폭격한 만큼 이 교회도 폭격을 받지 않는다는 보장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교회에 대한 모든 공격은 종교에 대한 공격일 뿐 아니라 사악한 행위이며 인류에 대한 공격”이라며 “우리의 인류애는 도움이 필요한 모든 사람에게 평화와 따뜻함을 제공하도록 한다”고 말했다.

팔레스타인 소녀 왈라 소베는 자신과 이웃들의 집 대부분이 파괴되자 성 포르피리우스 교회를 찾았고 여기서 살아남을 수 있다는 희망을 찾았다.

그녀는 “우리는 밤을 무사히 보낼 수 있을지 확신을 갖지 못한 채 낮을 보내고 있다”며 “우리의 고통을 덜어주는 것은 주변 사람들의 겸손하고 따뜻한 정신”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피난민들을 돕기 위해 밤낮으로 지칠 줄 모르고 자원 봉사하는 사제들과 교회 봉사자들로부터 엄청난 지원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팔레스타엔 기독교인이자 교회로 피난 온 조지 샤빈은 “이곳에 와서 우리의 목숨을 구했다. 밤에는 무슬림과 기독교인이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함께 보여 안전과 평화를 위해 기도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스라엘의 목적은 우리 공동체를 산산내고 우리를 쫓아내는 것”이라고 말한 소베는 “놈들이 우리를 주일수도 있겠지만 우리는 팔레스타인 인으로서, 죽은 자와 살아있는 자로서, 무슬림과 기독교인으로서 계속 함께 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why3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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