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중공업이 개발한 차세대 FLNG이미지 [삼성중공업 제공]
[헤럴드경제=양대근 기자] 슈퍼사이클(초호황기)을 맞은 국내 조선 ‘빅3’(HD한국조선해양·삼성중공업·한화오션)가 3분기 실적발표에서 11년만에 동반 흑자가 예상되는 가운데 FLNG(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생산설비) 성과를 등에 업은 삼성중공업의 향후 매출 성장세가 두드러질 전망이다.
삼성중공업은 FLNG 분야에서 독자적인 기술 개발을 통해 다른 빅2 조선사와 차별화를 두고 있다. 내년 하반기부터 말레이시아 FLNG 프로젝트 등 관련 실적이 본격적으로 반영될 경우 10여년만에 ‘연 매출 10조 클럽’ 복귀가 유력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FLNG는 해상에서 천연가스를 채굴하고 정제해 이를 LNG로 액화한 이후 저장 및 하역까지 가능하게 하는 복합 해양플랜트를 말한다. FLNG의 1기당 가격은 15억 달러에서 30억 달러(약 2조∼4조원) 수준으로, 한 번 수주에 성공하면 LNG운반선 6척에서 12척 가량 계약을 따낸 것과 맞먹을 정도의 고부가가치 설비로 꼽힌다
17일 업계와 증권가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은 삼성중공업이 올해 매출 7조7040억원과 영업이익 204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 2014년 이후 9년만에 흑자 전환이 유력하다.
흑자 전환만큼 주목되는 것은 매출 성장세다. 강경태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2024년 상반기까지 연결 매출액의 90% 이상의 상선 부문에서 발생하지만, 내년 하반기부터 FLNG 등 해양 부문의 매출액이 본격적으로 늘어날 예정”이라며 “이는 2025년 삼성중공업의 연결 매출액을 10조원대로 올라서게 하는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강 연구원은 삼성중공업의 2024년과 2025년 매출이 각각 9조5890억원, 10조5470억원에 달할 것으로 평가했다. 지난해 매출이 총 5조9447억원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불과 3년만에 5조원에 가까운 금액이 급증하는 것이다. 삼성중공업이 2025년 연 매출 10조원을 달성할 경우 지난 2016년(10조4142억원) 이후 9년 만의 ‘10조 클럽’에 복귀하는 점도 관심을 모은다.
특히 FLNG 수주 실적은 매출 성장의 핵심 요소 중 하나로 꼽힌다. 삼성중공업은 지난 1월 15억 달러(약 2조원) 규모의 말레이시아 FLNG 프로젝트를 수주한 데 이어, 연말에는 15억~20억 달러 규모의 모잠비크 FLNG 프로젝트 수주가 유력한 것으로 점쳐진다.
강 연구원은 “FLNG 프로젝트는 수주 이후 곧바로 매출로 이어지지 않는데 그 이유는 1년 6개월 가량 소요되는 설계 기간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설계 기간에는 총 공사비의 5% 가량이 분기별로 나눠 인식되며, 설계가 끝나면 블록(선체 기본 구조물) 공정의 시작과 함께 본격적으로 나머지 매출이 발생하게 된다.
삼성중공업은 지난 2013년 12월 세계 최초로 FLNG 진수를 성공했고, 거제조선소에는 세계 유일의 대규모 조선·해양 액화천연가스(LNG) 통합 연구·개발(R&D) 설비를 세우는 등 이 분야에서 경쟁사 대비 한 발 앞선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평가다.
삼성중공업이 건조한 LNG 운반선의 모습 [삼성중공업 제공]
업계 관계자는 “최근 LNG 등 친환경 에너지 수요가 늘면서 FLNG와 같은 해양플랜트 수요도 늘어나는 추세”라면서 “삼성중공업의 경우 매년 2기 이상의 FLNG 수주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순조로운 수주 기록도 삼성중공업 매출 증가에 힘을 보태고 있다. 지난 10일 기준 삼성중공업의 누적 수주 금액은 66억 달러(총 26척)로, 올해 수주 목표인 95억 달러의 69%를 채웠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연내 카타르 LNG 운반선 대량 발주(40척, 약 12조원)가 예정된 만큼 지난해에 이어 연간 목표치를 상회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중공업은 지난해까지 2년 연속 연속 수주 목표를 초과 달성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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