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무 200회’ 탐지견 럭키의 죽음…특공대원들 뜨거운 눈물 “하늘에선 아프지마”
2023-10-20 07:24


[대전경찰청 제공]


[대전경찰청 제공]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폭발물 탐지의 '에이스'였던 럭키가 최근 세상을 떠난 사실이 알려졌다.

20일 대전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달 25일 특공대원 2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럭키 안장식이 이뤄졌다.

태극기로 감싼 럭키의 유해는 특공대원들의 경례를 받으며 특공대 사무실 앞에 묻혔다.

대전경찰특공대 이상규 경사는 이날 연합뉴스에 "언제나 제가 준 것 이상으로 거의 무한한 사랑과 신뢰를 되돌려주는 동반자였다"며 "일하면서 힘들때도 많은데 일방적인 사랑만 주는 동료를 본 적 있는가. 사람보다 더 애틋할 때가 많았다"고 했다.


[대전경찰청 제공]

럭키는 2015년 4월에 태어났다. 이후 대전경찰특공대에서 여러 임무를 맡으며 최고의 폭발물 탐지견으로 성장했다.

럭키는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2019년 광주 세계수영선수권대회 등 주요 행사와 폭발물 신고 출동, 실종자 수색 등 200회 이상 임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2017년 관세청장배 전국 폭발물탐지견 경진대히 3등, 경찰특공대 전술 평가대회에서 매년 폭발물 탐지 및 수색견 운영 부문 3위 안에 들 만큼 기량도 우수했다.

그런 럭키는 지난 6월 원인 미상의 종괴가 생긴 후부터 시름시름 앓았다. 지난달에는 급성 혈액암 전신 전이 진단을 받았다. 지속적으로 약물·입원 치료를 받았지만 스스로 일어서지 못하고 배변도 할 수 없을 상태가 됐다. 피부 요강과 내출혈까지 더해 상태는 더욱 악화했다.


[대전경찰청 제공]

"더는 손 쓸 방법이 없다. 럭키에게 고통만 남을 뿐"이라는 수의사 조언에 특공대원들은 눈물로 럭키의 얼굴을 쓰다듬으며 임종을 지켰다.

6년간 럭키와 손발을 맞춘 이 경사는 "워낙 쾌활하고 체력이 좋아 사실 사고도 많이 치는 개구쟁이였다"며 "다른 개들과도 안 싸우고, 대원들과 유대도 깊었다"고 했다.

럭키의 사연과 예우를 갖춘 안장식은 경찰 내부망에도 공개됐다.

동료 경찰 100여명은 "하늘에서는 아프지마", "경찰견에 대한 예우에 눈물이 난다"는 등 댓글을 달았다.


[대전경찰청 제공]



yu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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