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범도 흉상’ 또다시 도마 위로…광복회 “철거, 국민 여론에 도전”
2023-10-23 16:16


박정환 육군참모총장은 23일 국회 국방위원회의 육군본부 대상 국정감사에서 육군사관학교 내 홍범도 장군 흉상 설치가 생도들의 대적관을 일정 부분 흐리게 하는 요인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서울 용산 국방부 청사 앞 홍범도 장군 흉상. [헤럴드DB]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육군사관학교 내 홍범도 장군 흉상 철거 문제가 또다시 도마에 올랐다.

23일 충남 계룡대에서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의 육군본부와 육군사관학교 등을 대상으로 한 국정감사에서 여야는 홍범도 장군 흉상 철거를 둘러싸고 날선 공방을 주고받았다.

여당은 홍범도 장군 흉상이 문재인 정부 시절 충분한 검토 없이 설치됐다는 논리를 내세운 반면, 야당은 윤석열 정부가 민생과 무관한 홍범도 장군 흉상 문제를 이념논쟁의 한복판에 끌어들였다고 비판했다.

이헌승 국민의힘 의원은 육사의 흉상 설치 논의 자체가 졸속으로 진행됐다며 “2018년 3월 1일 제막식이 있었고,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한 그해 육사 졸업식 때 생도들이 흉상 앞에서 모자를 던졌다”며 “졸업식에 맞춰 흉상이 제작됐다는 의심이 든다”고 주장했다.

반면 윤후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한 여론조사 결과) 흉상 이전 반대가 63.7%”라며 “이게 민심이다. 윤 대통령도 국민은 항상 옳다고 하지 않았느냐. 흉상 이전이 민생문제냐”고 되물었다.

박정환 육군참모총장과 권영호 육군사관학교장은 홍범도 장군의 독립운동 공적은 인정하지만 육사 내 흉상 설치는 육사생도에게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철거 입장을 고수했다.

박 총장은 ‘홍범도 장군 등 독립영웅 흉상 설치가 육사의 대적관을 흐리게 했다고 보느냐’는 질의에 “일정 부분 흐리게 한 요인이라고 생각한다”고 답변하기도 했다.

북한군과 북한정권이라는 ‘적’과 대치하고 있는 상황에서 소련공산당 가입 전력이 있는 홍범도 장군을 육사생도들의 사표로 삼기 어렵다는 것이다.

육군과 육사 측은 지난 16일 독립전쟁 영웅실 개편에 착수한데 이어 내달 2일까지 홍범도 장군 흉상 등을 철거한다는 방침이다.

이런 가운데 광복회는 육군과 육사의 홍범도 장군을 비롯한 독립전쟁 영웅실 개편 조치에 대해 강하게 비판하면서 중단을 촉구했다.

이와 관련 광복회 고위관계자는 “서울 강서구청장 선거 이후 흉상 철거와 관련한 국민의 비판여론을 겸허히 수용해야 하는 시점에서 왜 이런 결정을 내리는지 알 수 없다”며 “반성 없이 여론을 거스르는 독립영웅실 철거 계획을 당장 중지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어 “이번 결정은 백선엽의 현충원 친일행적 기록 삭제, 독립영웅 흉상 철거에 이은 신종 매국행위에 다름없다”며 “흉상 철거에 대한 다수 국민의 비판여론에 도전하는 듯한 무모한 시도로 배후가 있다면 상응하는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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