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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이혼 후 홀로 자녀를 키우던 중 아이가 자폐 진단을 받았다면? 이혼한 전 배우자로부터 양육비도 받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면?

24일 YTN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서는 아이가 돌 무렵 협의 이혼을 한 뒤 홀로 자녀를 양육 중인 남성 A씨의 사연이 전해졌다.

A씨는 이혼 당시 아내가 출산으로 인해 직장을 그만둔 상태였기 때문에 홀로 아이를 키우기로 결정했다. 양육비는 아내가 직장을 구하는대로 받기로 약속했다.

시간이 흘러 아내는 재혼했고, A씨는 아이에게 정성을 쏟았다. 하지만 이혼한 지 4년이 지났을 무렵, 4살이 된 아이가 언어 발달도 느리고 사소한 일에도 심하게 불안함을 느끼는 모습을 보여 검사를 받았다가 '자폐'라는 진단을 받았다.

A씨는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았지만 힘을 내서 아이에게 언어·미술치료 등 특수 교육을 시켰다"면서 아이를 위해 동분서주 했다고 한다. 그러다 점점 자신의 수입만으로는 교육비를 모두 감당하기 어려워져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전처에게 양육비를 요청했지만, 허무한 대답만 돌아왔다. '형편이 어렵다'면서 거절한 것이다.

A씨는 "아무리 이혼했다지만 엄마가 돼서 제 자식 문제에 대해 이렇게까지 냉정할 수 있는지 정말 화가 난다"며 어떻게 하면 아내에게서 양육비를 받을 수 있는지 물었다.

사연을 접한 이채원 변호사는 "법원은 '양육비산정기준표'에 의해 양쪽 부모에게 각자의 소득 비율대로 적당한 선에서 양육비를 결정해주고 있다"면서 "협의이혼을 해 양육비에 관한 판결이 없고, 부부끼리 한쪽 배우자가 양육비를 지급하지 않기로 합의해버린 경우에도 급박한 사정 변경이 있으면 '양육비 심판청구'를 통해 기존 협의이혼과 다른 내용으로 양육비를 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사연의 경우처럼 건강 문제로 교육비와 생활비, 그리고 치료비까지 지출해야 한다면 이런 상황을 고려해 또래 아이들보다 더 많은 액수의 양육비를 받아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양육비산정기준표에서는 소득과 재산이 전혀 없는 무자력자인 부모의 경우에는 최저 양육비를 지급하도록 하고, 지급이 어렵다고 판단되면 더 낮은 금액이 인정될 수 있으니 당사자들은 합의를 통해 추후에 지급하는 등의 대책도 강구해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