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도 영남 중진인데”…與 혁신위가 꺼낸 ‘영남 중진 용퇴론’ [이런정치]
2023-10-25 11:21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25일 오전 여의도 당사로 들어가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신현주 기자] 국민의힘 인요한 혁신위원회가 ‘영남 중진 용퇴론’에 불을 지핀 가운데, 당내에선 “지도부가 먼저 내려놔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혁신안 의결권을 쥔 김기현 대표조차 영남에서 4선을 지냈는데 혁신안이 의미 있냐는 이유에서다. 혁신안이 내년 공천 여부와 직결된 만큼 내분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인요한 혁신위원장은 25일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영남권 (의원들이) 한 발 뒤로 물러나야 한다고 생각하냐’는 질문에 “다음주에 혁신위원이 정해지면 제가 5.18 (민주묘지 등 장소)에도 모시고 갈 것이고, 출발은 그것이 맞는 것 같다”고 답했다.

혁신위원장으로 임명된 직후 기자들과 만나 “많은 사람들이 내려와야 한다”고 밝힌 데 대한 연장선으로 해석된다.

인 위원장은 “제가 (혁신위에) 온 것은 제 얼굴 자체가 좀 다르지 않냐. 변화를 상징한다”며 “당과 허심탄회하게, 거침없이 대화할 것이고 당대표는 물론이고 기회가 주어진다면 윤석열 대통령과도 거침없이 이야기하겠다”고 강조했다.

현재 국민의힘 중진 의원(비례대표 제외) 30명 중 영남 지역구 의원은 18명으로 과반을 차지한다. 서울 강남, 강원 등 텃밭 지역까지 포함하면 총 20명이다. 김 대표와 윤재옥 원내대표, 장제원, 권성동 의원 등도 포함된다.

하지만 일각에선 혁신의 본질은 정부여당 간 관계 재설정이라는 반박이 나온다.

국민의힘 중진의원은 “김 대표가 가장 먼저 바뀌어야 하는데 왜 점점 혁신의 초점이 중진의원들에게 맞춰지는지 모르겠다. 대표도 울산에서 4선을 하지 않았냐”며 “중진의원들에게 ‘물러나라’고 할 것이면 친윤 일색이었던 초선의원들은 초선의원다운 행보를 보인 적 있냐”고 반복했다.

국민의힘 전당대회 당시 국민의힘 초선의원들이 친윤계를 중심으로 나경원 전 의원을 비판하는 연판장을 돌린 것을 거론한 것이다.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참패 직후 열린 긴급 의원총회에서도 일부 초선 의원이 ‘윤석열 대통령을 중심으로 뭉쳐야 한다’는 취지로 발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중진의원은 “호남 인재 등용도 좋고 비윤계 포용도 좋은데 이 모든 시발점은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패배였고, 그 책임은 김 대표에게 있었지만 자리를 유지했다”며 “(김 대표가) 혁신위에 전권을 준다고 하지만 김 대표가 ‘혁신안을 무조건 받겠다’고 말하지 않는 이상 김 대표가 셀프 혁신을 하게 될 것이다. 그러니 당정관계가 바로잡힐 수 있겠냐”고 지적했다.

한편 국민의힘은 다음주 총선 준비기구와 인재영입위원회를 순서대로 출범시킬 예정이다. 김 대표가 제시한 당의 3대 개혁기구(혁신위원회·총선준비기구·인재영입위원회)를 신속히 띄워 총선 대비를 위한 진용을 갖추겠다는 의도다.

총선 준비기구는 이만희 사무총장을 중심으로 꾸려질 전망이다. 공천에 있어 행정적 업무를 맡는 기구가 될 것이라고 복수 여권 관계자는 전했다.

핵심은 인재영입위원회다. 지도부 관계자는 “혁신위원장은 원외에서 신선한 인물을 모셨기 때문에 인재영입위원장은 안정감을 추구할 수 있는 원내 중진이 맡게 될 것”이라고 했다. 다만 인재영입위원장은 혁신위원 인선 후 논의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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