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료 부족’ 유엔 단체들, 가자지구 구호 활동 결국 멈췄다
2023-10-27 10:49


팔레스타인 가자 지구에서 자원활동가들이 아이들에게 식량을 배급하고 있다. [EPA]

[헤럴드경제=김우영 기자] 팔레스타인 가자 지구에서 민간인 구호 활동을 해온 유엔 단체들이 끝내 연료 부족으로 활동을 멈추게 됐다.

26(현지시간) 영국 BBC방송은 남아 있는 소량의 연료는 남부지역 상수도 공급을 위한 비상용 발전기 가동에 사용되고 있는 형편이며 이마저도 이날 동이 날 것이라고 전했다.

유엔 팔레스타인 난민구호기금(UNRWA)는 “200만명의 주민들은 목이 졸리고 있다”며 “지금 가자 지구에서 벌어지는 일은 전례가 없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미 병원 운영과 식량 제공을 위한 시설가동을 위한 연료 지원은 끊어진 상태로, 가자 지구에서 활동하고 있는 영국 국적의 외과의사 압델카데르 함마드는 “사람들은 빵을 얻기 위해 몇 시간이고 줄을 서고 있으며 병원은 의료 장비와 연료 부족으로 재난 상황이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앞서 이스라엘은 지난 7일 하마스의 기습 공격을 받자 9일부터 하마스의 근거지인 가자 지구를 전명 봉쇄했다.

이후 카타르 중재로 협상이 이뤄지면서 21일부터 이집트와 가자 지구 간 국경의 라파 검문소를 통해 국제사회 구호물자를 실은 트럭이 드나들고 있다.

다만 유엔은 지난 21일 이후 현재까지 모두 74대의 트럭만이 라파 국경 검문소를 통과해 들어왔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는 전쟁 전 하루 평균 500대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한 규모다.

특히 이스라엘은 하마스에 의해 군사용으로 전용될 수 있다며 연료 반입은 허용하지 않고 있다.

이스라엘군 대변인인 조나단 콘리쿠스 중령은 “우리는 병원이나 가자 지구 전체에 연료가 고갈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면서도 “병원 가동이나 상수도 공급을 위한 연료는 충분하지만 하마스는 민간인에게 연료를 제공하기 보다는 전쟁을 더 우선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유엔 팔레스타인점령지구 인도주의 조정관 린 헤이스팅스는 “비상 발전기를 위한 연료가 공급되지 않는다면 신장 투석 치료를 받는 약 1000명의 환자들과 인큐베이터에 있는 130명의 미숙아 등을 더 이상 돌볼 수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하마스의 연료 전용 가능성을) 이스라엘이 민감해하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인도주의 활동에 필요한 충분한 연료를 공급받을 수 있도록 이스라엘과 논의하고 싶다”고 말했다.



kw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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