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당 창당설’ 이어 ‘보수 대통합 아이콘’…존재감 키우는 이준석[이런정치]
2023-10-28 09:50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 [연합]

[헤럴드경제=김진 기자]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의 존재감이 연일 몸집을 키우고 있다. 국민의힘이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패배한 이후 이 전 대표를 중심으로 한 ‘신당 창당설’이 불거진 데 이어, 국민의힘 혁신위도 이 전 대표 등에 대한 징계 조치 해제를 ‘1호 안건’으로 내놓으며 통합을 강조하고 나섰다.

與 혁신위, 1호 안건으로 “이준석 등 대사면”

김경진 국민의힘 혁신위 대변인(서울 동대문을 당협위원장)은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1차 회의를 마친 직후 결과 브리핑에서 “당 내 통합을 위한 ‘대사면’을 1호 안건으로 하고 향후 논의를 계속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이준석 전 대표뿐 아니라 가령 홍준표 대구시장의 경우도 (징계가) 걸려있는 것으로 안다”며 “김재원 최고위원도 걸려있는 것으로 안다”고 언급했다. 혁신위는 형사범죄 연루로 인한 징계를 제외하고 과거 징계를 받은 당원들에 대한 사면안을 당 최고의사결정기구인 최고위원회의에 전달하겠다는 계획이다.

관심은 즉각 이 전 대표에게 쏠렸다. 이 전 대표는 윤석열 정부 출범 직후부터 여권과 각을 세워 온 대표적인 비윤 인사다. 그는 지난해 7월과 10월 각각 성접대 의혹, 윤석열 대통령을 향한 ‘양두구육’ 등 발언을 이유로 당 중앙윤리위로부터 총 1년6개월의 당원권 정지 징계를 받았다. 혁신위는 내년 총선을 앞두고 지난 대선을 승리로 이끈 ‘보수 연합’을 복구하기 위해 이 전 대표, 유승민 전 의원 등 비윤계를 끌어안아야 한다는 당 내 포용론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최고위 역시 혁신위의 제안을 긍정적으로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으로 임명된 인요한 연세대 의대 교수가 23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주요 당직자들과 만난 뒤 나오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하지만 정작 이 전 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해 “저는 이런 혁신위의 생각에 반대한다. 재론치 않았으면 좋겠다”고 거부 의사를 밝혔다. 그는 “당권을 장악하기 위해 있었던 무리한 일들을 공개적으로 지적하고, 반성하도록 하는게 혁신위의 일”이라며 “우격다짐으로 아량이라도 베풀듯이 이런 식의 접근을 하는 것은 사태를 악화시킨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권력의 횡포를 지적하는 좀 더 근본적인 것을 하시라”고 덧붙였다. 이 전 대표는 그간 당 혁신위에 그간 국민의힘 행보에 대한 ‘반성문’을 촉구해 왔다.

그럼에도 이 전 대표를 향한 여권의 화해 제스처는 이어질 전망이다. 인요한 혁신위원장은 이날 SBS 인터뷰에서 이 전 대표의 반응과 관련해 “마음이 많이 상처받은 거 같다”며 “저는 계속 그 분의 마음을 녹이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개혁 보수 신당’ 창당설도…與선 “틈을 내주고 말았다”

이 전 대표는 총선을 앞두고 떠오른 신당 창당설의 중심에 있기도 하다. 강서구청장 보선 결과 보수·중도층 일부가 현 여권에 등을 돌린 것으로 확인되면서 이 전 대표 등 비윤 인사들이 ‘개혁 보수’ 성향의 신당이 출범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 전 대표 역시 “당연히 배제하지 않고 간다”며 가능성을 열어놓은 상태다.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27일 오전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 인터뷰에서 이 전 대표가 신당을 창당한다면 유승민·이언주 전 의원과 천하람 국민의힘 전남 순천갑 당협위원장 등이 참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최고위원은 “이언주, 이준석 두 분은 전국을 순회하면서 하고, 천하람 위원장은 호남에서 정치하겠다고 하면서 또 나오기가 쉽지 않으니까 무슨 명분을 대야 될 것”이라며 “유승민 의원은 또 수도권에서 활동을 한다든지 여러 가지 좀 전략을 세우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실제 이 전 대표는 이언주 전 의원과 11월3일부터 부산을 시작으로 전국에서 ‘토크 콘서트’를 함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 [연합]

최근에는 이 전 대표와 유승민 의원의 신당 창당을 전제로 실시된 여론조사가 나와 눈길을 끌기도 했다. 여론조사 기관 미디어토마토가 뉴스토마토 의뢰로 21~22일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 101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에 따르면 내년 총선에서 ‘유승민·이준석 신당’이 창당할 경우 ‘지지하겠다’고 답한 비율은 17.7%로 나타났다. 이를 놓고 한 여권 관계자는 “과거 중도 보수 성향의 바른정당이 출범했을 당시 첫 여론조사에서 10%를 넘기지 못했다”며 “(이번 조사는) 유의미한 숫자”라고 말했다.

이밖에 이 전 대표의 행보를 놓고선 대구 출마설, 비례 신당 창당설 등 다양한 관측이 나온다. 다만 이 전 대표는 지난 25일 MBC라디오 인터뷰에서 “만약 하게 된다면 비례 신당 같은 거 할 생각 없다”며 “사람들이 생각하는 스펙트럼보다 훨씬 넓게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권에서는 반성의 목소리도 나온다. 한 영남권 의원은 헤럴드경제에 “이 전 대표가 보수 지지층 대다수에게 환영받지는 못하겠지만, 대구·경북(TK)에 지지층이 있는 건 분명한 사실”이라며 “우리 당이 이 전 대표가 비집고 들어올 틈을 내주고 말았다”고 말했다.

김재원 최고위원도 KBS라디오 인터뷰에서 “대구·경북 정치인들을 중앙정치에 보면 무슨 부지깽이라도 공천하면 당선되는 지역으로 생각하고 그동안 공천을 마구 해왔다”며 “제가 20년간 대구·경북에서 정치를 하고 있는데 그런 것이 공천 때마다 반복되면서 사실은 굉장히 불만이 많아져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번 공천이라든가 선거에서 중앙당이 눈여겨보지 않고 또 과거처럼 했다가는 사실은 가장 교두보가, 본진이 뚫리는 그런 상황이 될 수가 있다”고 우려했다.



soho0902@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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