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현희까지 당한 가짜 임신테스트기인데” 중학생한테 이걸 판다고?
2023-10-29 10:51


[알리익스프레스 캡쳐]

[헤럴드경제 = 김상수 기자]“완벽하게 좋은 장난감이며, 수돗물에만 담그면 됩니다.”

실제 알리익스프레스에서 판매 중인 ‘가짜 임신테스트기’의 제품 설명이다. 어색한 번역 글로 이걸 파티용 장난감이라 소개하고 있다.

심지어 추천 연령은 14세 이상, 중학생 이상이다. 중학생을 가짜 임신테스트기로 장난칠 고객으로 삼은 셈이다.

가짜 임신테스트기는 장난을 넘어 심각한 범죄에 악용될 가능성도 크다. 실제 전 펜싱 국가대표 남현희가 전청조씨(27)에게 속았다고 주장하며 그 중 하나로 가짜 임신테스트기를 언급했을 정도다.

가짜임신테스트기를 판매 중인 알리익스프레스는 최근엔 국회의원 배지까지 판매하는 게 확인돼 국회 국정감사에서도 질타 대상이 됐다. 알리익스프레스는 저렴한 가격을 앞세워 국내 쇼핑 플랫폼 시장을 빠르게 장악하는 중이다.


알리익스프레스에서 판매 중인 가짜 임신테스트기[알리익스프레스 캡쳐]

26일 알리익스프레스에 ‘가짜 임신테스트기’를 확인하면 다수의 제품을 구매할 수 있다. 2600원가량의 가격으로 판매 중이다.

외형은 일단 임신테스트기와 동일하다. 다만, 이 테스트기를 수돗물에 담그고서 꺼내면 일정 시간 뒤에 무조건 ‘두 줄(임신)‘이 나오는 방식이다. 포장지도 일반 임신테스트기와 구별하기 힘들게 제작됐다.

업체들은 “파티나 축하 행사에서 이 테스트기를 사용해 장난칠 수 있다”고 홍보하고 있다.


알리익스프레스에서 판매 중인 가짜 임신테스트기[알리익스프레스 캡쳐]

문제는 이 같은 가짜 임신테스트기가 장난을 넘어 심각한 범죄에 악용될 수 있다는 데에 있다. 실제 남현희는 최근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내가 임신한 것처럼 전 씨가 날 속이려 했다”고 주장했다.

그 근거로 전 씨가 전해준 임신테스트기를 수차례 사용했는데, 모두 두 줄로 나왔다는 것. 가짜 임신테스트기를 줘서 임신인 것처럼 오인하게 했다는 의미다.

가짜 임신테스트기는 이미 기존에도 논란이 인 바 있다. 미국 인터넷 사이트에서 크리스마스 등을 앞두고 가짜 임신테스트기가 인기를 끌었기 때문이다.

그때에도 이 제품이 범죄에 악용될 가능성에 주목했다. 미 경찰 관계자는 당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테스트기를 악용해 이혼 같은 문제가 발생할 수 있고, 또 협박이나 공갈 등에 쓰일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펜싱선수 남현희(왼쪽)와 전청조씨. [남현희 인스타그램·유튜브 채널 ‘연예뒤통령 이진호’ 영상 캡처]

알리익스프레스의 판매 제품을 둘러싼 논란도 끊이질 않는다. 최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선 레이 장 알리익스프레스 한국 대표를 상대로 의원들의 질타 및 질의가 쏟아졌다.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은 당시 국감에서 한국 브랜드 블랙야크 공식 홈페이지에서 30만원에 판매하는 겨울 패딩 점퍼의 모조품이 알리익스프레스에서 1만∼3만원에 판매되고 있으며, 심지어 국회의원 배지도 1만5000원에 판매 중이라고 지적했다.


레이 장 알리익스프레스코리아 한국 대표이사이 16일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

이와 관련, 장 대표는 “한국 전체 거래량 대비 가품 이의제기는 0.015%”라고 답했고, 민주당 소속 백혜련 정무위원장은 “가품 비율이 0.015%라는 것은 납득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반박했다.

장 대표는 “모조품 배지에 대해선 내부적으로 확인한 후 즉각 조처하겠다”며 “더 많은 자원을 투입해 지식재산권을 보호하겠다. 알리익스프레스는 가품을 근절하는 데 명확한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알리익스프레스는 저렴한 가격을 앞세워 국내 쇼핑 플랫폼 시장을 빠르게 장악해 나가고 있다.

앱/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굿즈에 따르면, 올해 8월 알리익스프레스 앱 사용자 수는 551만명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277만명 대비 99% 급증했다.



dlc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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