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조짜리 우정, 결국 미국까지?” 카이스트 6인방, 암 프로젝트 ‘참여’
2023-10-29 08:40


백승욱 의장(맨 오른쪽)을 포함한 루닛의 공동 창업자 6인의 2013년 창업 전 모습. [루닛 제공]

[헤럴드경제=고재우 기자] 미국 정부가 추진하는 암 정복 프로젝트 ‘캔서 문샷’(Cancer Moonshot)에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잇달아 참여하고 있다.

특히 암 진단 영역에서 두각을 보이고 있는 루닛이 여기에 포함됐는데, 카이스트생 동기 6인방이 공동 창업한 회사는 시가총액(27일 기준)이 ‘약 2조원’에 달한다. 루닛을 비롯한 12개 국내 기업이 해당 프로젝트 참여할 채비를 마쳤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캔서 문샷에 루닛,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 젠큐릭스, 큐브바이오, 이원다이애그노믹스(EDGC), HLB파나진, 싸이토젠, 랩지노믹스, 비엘사이언스, HLB, 엔젠바이오, GC셀 등 12개 국내 기업이 참여 사실을 밝혔다.

캔서 문샷은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 재임 시절 암 예방·조기 발견·치료제 개발을 위해 국가적인 지원을 하겠다며 처음 언급됐으며 이후 조 바이든 정부가 향후 25년간 암으로 인한 사망률을 50% 이상 줄이겠다는 목표로 추진 중이다.

미국 정부는 암 치료 및 연구 등 모든 종양학 분야에서 디지털 혁신 가능성과 활용 방법을 제공해 암 치료와 연구의 형평성을 개선하는 것을 목표로 연간 18억 달러(약 2조3000억원)를 투자할 계획이다. 엠디 앤더슨 등 암센터와 인텔, 아마존 등 글로벌 정보·기술(IT) 업체들도 참여한다.

국내 기업 중엔 루닛이 창립 멤버에 이름을 올렸다. 루닛은 카이스트 출신 6인방이 공동 창업한 회사로, 27일 기준 시가총액이 1조7742억에 달한다. 딥러닝 기반 인공지능(AI)을 통해 암 진단을 하는 영상의료 전문기업 루닛의 대표 제품으로는 루닛 인사이트와 루닛 스코프가 있다.

루닛 인사이트는 흉부 엑스레이 분석을 통해 폐 질환 진단을 보조한다. 루닛 스코프는 AI로 암세포 조직을 분석해 환자의 항암 치료 반응을 예측하는 소프트웨어다.


루닛 인사이트CXR. 빨간색 원 안에 형광색으로 표시된 부분이 종양 덩어리다. [루닛 제공]

항암 신약 개발 기업 HLB는 표적 항암제 ‘리보세라닙’의 간암 임상 3상을 마치고 허가 신청을 진행 중이며, 자회사를 통해 교모세포종, 메르켈 세포암에 대한 DNA 치료 백신, 각종 고형암에 대한 카티(CAR-T) 치료제도 개발하고 있어 이를 토대로 프로젝트의 목표에 기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회사의 계열사인 HLB 파나진도 인공 유전자 소재를 활용한 암 분자 진단 기술력을 인정받아 프로젝트에 합류했다.

GC녹십자 계열 세포 치료제 전문기업 GC셀은 간암 수술 후에 사용되는 세포 치료제인 ‘이뮨셀엘씨주’를 상업화하고 자연 살해(NK·Natural Killer) 세포를 활용한 치료제의 임상시험을 진행한 경험을 바탕으로 캔서 엑스 참가 기업들과 교류에 나설 계획이다.

암 치료제뿐 아니라 예방, 진단, 치료 등 암 관련 분야의 다양한 경험과 전문성을 기반으로 한 기업들도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

암 진단 전문 기업 젠큐릭스는 표적항암제 사용에 필수적인 동반 진단 분야에서의 기술력을 인정받아 캔서 엑스 멤버로 합류했다. 동반 진단은 임상 전 미리 약효가 높을 환자를 선별하는 진단법이다.

이 회사는 디지털 유전자 증폭(PCR) 기술을 활용한 동반 진단 검사키트 ‘드롭플렉스’를 개발했으며, 미세 잔존 암 진단과 액체 생검 조기 진단 분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정밀 진단 플랫폼 기업 엔젠바이오도 캔서 엑스 멤버로 합류함에 따라 글로벌 기업들과 동반 진단을 확대하고 연구 협력을 통해 암 조기 진단을 위한 AI 기능을 제공할 계획이다.

이 회사는 유방암, 고형암, 혈액암 유전자 진단 패널과 데이터 분석 소프트웨어로 구성된 암 정밀 진단 플랫폼 ‘엔젠어낼리시스’를 상용화했다.

항체 신약 개발 기업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는 췌장암 환자에게서 과도하게 발현되는 유전자인 ‘PAUF’ 농도를 활용한 췌장암 진단·치료·예방과 관련한 다양한 연구를 캔서 엑스 회원 기업들과 진행할 예정이다.

참여 기업들은 이번 프로젝트를 글로벌 기업들과의 공동 연구와 협력 체계를 구축하고 제품을 홍보하는 기회의 장으로 판단한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기업들과 협력 기회를 확보하는 등 성과를 기대하고 있다”며 “프로젝트 진행 상황을 지켜보며 사업 기회를 계속 탐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k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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