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대학·기업 ‘삼각동맹’ 일본생활 지원 [70th 창사기획-리버스 코리아 0.7의 경고]
2023-10-30 11:07


다나카 코토히코(왼쪽) 하마마쓰 시청 산업진흥과 고용·정책 담당과장과 마스다 렌타로 산업진흥과 그룹장이 지난 9일 헤럴드경제와 이야기 나누고 있다. 박지영 기자

“일본에 더 있고 싶은데 3개월 뒤면 유학생 비자가 만료됩니다. 빨리 취업을 하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일본 기업은 면접에서 무엇을 물어보나요? 자기소개서에 어떤 내용을 쓰면 좋을까요?”, “외국인을 많이 고용한 하마마쓰 시(市) 기업은 어디인가요?”

하마마쓰의 유학생 멘토가 받는 단골 질문이다. 중국, 베트남, 인도, 인도네시아, 방글라데시아에서 온 6명의 유학생 멘토단은 유학생을 위한 상시 상담소다. 온라인으로 사전 신청을 하면 원하는 멘토를 지정해 온라인으로 일본 생활에 대한 상담을 받을 수 있다. 멘토들은 일본 생활을 먼저 경험한 선배로서 유학생의 ‘넥스트 스텝’을 지원한다. 하마마쓰에는 시즈오카 공립대학의 이공계 캠퍼스를 포함해 다수의 대학이 위치해 있다. 하마마쓰는 양질의 유학생 풀을 지역 인재로 끌어들이기 위해 다른 도시에는 없는 다양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유학생 멘토 사업은 하마마쓰 시청이 기획했지만 아이디어는 시청 바깥에서 왔다. 바로 ‘후지산 지역-대학 콘소시엄’이다. 시즈오카현 동부에 위치한 관광 명소 후지산을 중심으로 지방자치단체, 대학, 지역 기업 등 민관의 주체가 모이는 곳이다. 지역 미래 발전 방향을 논하는 자리에서 가볍게 오간 대화가 단서가 됐다. 유학생 제자가 취업하는 과정을 지켜본 한 교수가 “유학생 선배가 도와준 모양이야”라고 말한 한 마디가 멘토 사업으로 발전됐다.

하마마쓰 시의 마스다 렌타로 산업진흥과 그룹장은 “시청의 부서 담당자, 다문화 공생사업을 하는 하마마쓰 국제교류협회(HICE), 경제동우회와 상공회의소 등 지역 경제단체로부터 다양한 의견을 듣고 사업을 기획한다”며 “시청은 유학생은 물론 외국인 근로자들이 하마마쓰에서 공생할 수 있도록 판을 깔아주는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일본의 도시는 외국인 시민 정착을 위해 지자체와 대학, 기업 등 시 전체가 함께 머리를 맞대고 있다.

하마마쓰시청은 특히 외국인 근로자의 안정적인 취업을 위한 사업을 전 부서가 다방면으로 펼치고 있다. 통상 외국인 근로자 지원 사업이라고 하면 국제과 등 다문화 담당 부서가 전담하기 쉽지만, 이곳은 다르다. 1990년대부터 일본계 남미인들이 다수 들어온 지역으로 오랜 기간 외국인 근로자 및 시민 지원에 대한 노하우를 쌓아온 결과다. 1개의 부서가 관련 사업을 관장하기보다 각 부서가 전문성을 발휘하며 협업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깨달음이었다.

특히 산업진흥과는 취업 정보 공유, 기업 매칭을 주력으로 한다. 진흥과에서 진행 중인 사업만 해도 ▷외국인 고용·취업 상담 사업(고용 서포트 데스크) ▷외국인 멘토에 의한 취업·창업 촉진 사업 ▷외국인 유학생 인턴십 보조금 지원 ▷외국인 유학생 직업 매칭 박람회 ▷외국인 기능실습생 일본어 연수 지원 등 여러개다.

마스다 과장은 “일과 생활은 밀접한 관계가 있기 때문에 산업진흥과는 취업, 국제과는 생활 상담을 진행하돼 유기적으로 연결될 수 있도록 환경 정비에도 힘쓰고 있다”고 덧붙였다.

하마마쓰=박지영·안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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