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범수 “매주 월요일 비상경영회의” 카카오 공동체 쇄신 작업 착수
2023-10-31 09:56


김범수 카카오 미래이니셔티브센터 센터장이 지난 23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금융감독원에 SM엔터테인먼트 인수 주가 시세조종 의혹과 관련해 출석하고 있다. 임세준 기자

[헤럴드경제=박세정 기자] “나부터 반성하겠다” (김범수 카카오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

사법 리스크로 창사 이래 최대 위기를 맞고 있는 김범수의 ‘카카오 왕국’이 결국 기업 체질을 뜯어 고치기 위해 칼을 빼 들었다. 매주 월요일 비상 경영 회의를 열고 쇄신 작업에 본격 착수한다.

카카오는 급변하는 정보통신기술(ICT) 환경에 대응하는 사이, 상대적으로 느슨해진 윤리 체계를 바로 잡고 경영 시스템을 전면 재정비한다. 이번 쇄신 작업이 카카오에 몰아닥친 사법 리스크의 위기 돌파구가 될 수 있을지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카카오는 앞서 지난 30일 오전 김범수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 홍은택 카카오 대표를 비롯한 주요 공동체 최고경영자(CEO) 등 2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공동체 경영 회의를 진행했다. 카카오 측은 이날 회의가 최근 이슈들이 경영 전반에 미치는 영향을 점검하는 자리였다고 설명했다. 사실상의 비상 회의다. 카카오는 앞으로 매주 월요일마다 회의를 열고 논의에 나설 방침이다.

이 날 회의를 통해 카카오 경영진은 현 상황을 최고 비상 경영 단계로 인식하고, 카카오의 경영 체계 자체를 일신하기 위한 변화의 방향을 논의했다.

최근의 문제가 발생한 원인을 강도 높게 조사하고 준법 감시를 위해 향후 외부 통제까지 받아들이는 방안을 함께 논의했다. 신 사업이나 대규모 투자를 진행할 경우 사회적 영향에 대한 외부의 평가를 받는 방안도 포함됐다.

카카오는 우선적으로 각 공동체의 준법 경영 실태를 점검하는 기구를 마련해 사회적 눈높이에 부응하는 경영 시스템을 갖춰 나갈 계획이다.

강력한 통제 시스템을 마련키로 한데는 김 센터장의 의사가 강하게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센터장은 이날 회의에서 “최근 상황을 겪으며 나부터 부족했던 부분을 반성하고,더 강화된 내·외부의 준법 경영 및 통제 시스템을 마련하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했다”며 “우리가 지금 어떤 일을 해야 하는 지에 대해 공동체 전반의 고민과 실천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경기도 판교 카카오아지트 로비에 직원들이 지나고 있다.이상섭 기자


경기도 판교 카카오아지트 로비에 직원들이 지나고 있다. [헤럴드DB]

한편, 앞서 26일에는 금융감독원이 SM엔터테인먼트 시세 조정 혐의와 관련해 카카오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법인 등을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넘긴 상태다.

이미 구속된 카카오 배재현 투자총괄대표를 비롯해 투자전략실장 A씨,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전략투자부문장 B씨 등 3명과 카카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김 센터장은 이번 검찰 송치에는 빠졌지만 구속 영장 청구 가능성이 여전하다. 금감원 자본시장특별사법경찰은 “나머지 피의자들의 시세조종 공모 정황이 확인됨에 따라 법과 원칙에 따라 신속하게 수사해 추가 송치할 예정”이라고 언급, 김 센터장의 구속 영장 청구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번 카카오 법적 리스크의 단초가 된 것은 올해 2월 SM엔터테인먼트 인수를 두고 하이브와 벌인 지분 경쟁이다. 금감원은 하이브의 공개매수를 의도적으로 방해할 목적으로 카카오가 2400억원을 투입해 SM엔터테인먼트 주가를 공개매수 가격 이상으로 끌어올렸다고 보고 있다. 이 과정에서 지분이 5% 이상일 경우 해야 하는 주식대량보유보고를 하지 않은 혐의도 적용됐다. 김 센터장을 비롯한 경영진에 대한 처벌과 법인 처벌이 이어질 경우, 카카오는 카카오뱅크 지분을 매각해야 하는 상황에까지 이를 수 있다.



sjpark@heraldcorp.com



랭킹뉴스


COPYRIGHT ⓒ HERALD CORPORATION.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