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성친명, 또 ‘한동훈 탄핵’ 급발진…지도부 제재 못 하나 안 하나 [이런정치]
2023-11-17 10:31


16일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범죄검사대응 TF 전체회의에서 김용민 의원이 발언하고 있다.[연합]

[헤럴드경제=이세진 기자] 더불어민주당 강성 친명(친이재명)계 의원들로부터 한동훈 법무부 장관을 탄핵해야 한다는 주장이 다시 제기되면서 민주당 내 엇박자가 노출되고 있다. 지도부는 민심 파장을 고려해 한 장관 탄핵 논의와 멀찍이 거리를 두려 하지만, 친명계 의원들이 당 공식 기구에서 한 장관에 대한 비판을 쏟아내고 탄핵을 암시하고 나서자 당의 메시지가 분산되는 상황이다. 당내 이 같은 돌출 발언에 단속이 필요하다는 지적 속에서도 지도부는 소극적인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17일 민주당 안팎에서는 한 장관 탄핵소추안 추진에 유보적인 지도부와 검토가 필요하다는 일부 강성 의원들이 충돌하는 모습이 반복되고 있다. 최근 민주당이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과 손준성·이정섭 검사 탄핵을 추진하면서, 한동훈 장관과 거친 설전을 주고받는 상황이 그에 대한 ‘탄핵 검토’ 주장으로 확산되고 있는 모양새다.

전날 당 공식 기구인 검사범죄 대응 태스크포스(TF) 팀장을 맡고 있는 김용민 의원은 회의에서 “한 장관이 정당 해산 발언을 탄핵과 같이 언급했다. 묵과할 수 없다”면서 한 장관 탄핵을 검토를 시사했다. 한 장관이 최근 민주당의 검사 탄핵소추 추진에 대해 “만약 법무부가 민주당에 대해 위헌정당심판을 청구하면 어떨 것 같으냐”고 언급한 것을 문제 삼은 것이다.

김 의원은 또 직후 기자들과 만나 “한 장관의 부적절한 발언과 헌법을 위반하는 듯한 격앙된 반응에 분명한 경고를 해야 한다”면서 “한 장관 탄핵이 필요하다는 국민들 의견이 굉장히 높아 검사 범죄 TF지만 검사 출신 한 장관의 탄핵도 필요하면 검토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검사범죄 대응 TF에는 김 의원과 민형배 의원 등 당내 강경파 의원모임 ‘처럼회’ 소속과 박찬대 최고위원, 주철현 의원 등 친명 의원들이 다수 포함돼 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10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회의 중 안경을 고쳐쓰고 있다. 임세준 기자

지도부 일각에서도 이 같은 주장을 완전히 배치하지는 기류도 읽힌다. 지도부 한 관계자는 통화에서 “최근 한 장관이 위헌정당심판을 언급한 것은 심각한 정치중립 위반이다”라고 주장하며 “그렇지만 애매한 것은 이 발언이 한 장관과 민주당이 탄핵을 놓고 서로 비판을 주고받으면서 나온 발언이라는 점이다. 중도층의 반응을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공식적으로는 ‘무관심이 답’이라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박찬대 최고위원은 전날 한 라디오에 나와 “검사 탄핵은 비위가 발견되는 대로 ‘따박따박’ 처리한다는 입장이지만 한 장관한테는 악플보다 ‘무플’이 훨씬 더 무섭지 않을까. 오히려 무관심이 답”이라고 언급했다. 홍익표 원내대표도 한 장관을 향해 “툭하면 기자들 앞에서 ‘왜 나 탄핵 안 시키냐’는 식으로 얘기하는데 나는 관심이 없다”고 말했다.

돌출 발언이 나오는 데 대한 지도부 고민도 깊다. 지도부 관계자는 본지에 “총선이 가까워 올수록 탄핵에 대한 언급을 자제하라고 수차례 강조를 하는데도 이를 자제시키기가 쉽지 않은 분위기”라며 “개별 의원이 자신의 지지자를 향한 메시지를 내는 것이고, 그들은 바로 반응이 오는 탄핵 등 이슈를 끌고가고자 하는 유혹을 버리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주기적인 민주당 내 한 장관 탄핵 주장이 여론을 ‘간보기’하고 있다는 것이란 비판도 거세다. 박정하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아니면 말고 식 탄핵 남발을 이어가고 있다. 1일 1탄핵, 습관적 탄핵 전문 정당이란 수식어가 어울릴 정도”라고 비꼬았다.



jin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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