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내년 쌀 수출 금지 이어갈 듯…국제 가격 상승 우려
2023-11-20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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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세계 최대 쌀 수출국인 인도가 내년에도 수출 제한 조치를 유지하며서 글로벌 쌀 가격이 2008년 식량 위기 이후 최고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블룸버그통신이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인도는 지난 10년간 낮은 가격과 충분한 비축량에 힘입어 세계 쌀 수출의 40%를 차지하는 등 세계 1위의 수출국 지위를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내년에, 재선에 도전하는 나렌드라 모디 총리는 국내 쌀 가격 상승을 억제해 자국 내 소비자를 보호하기 위한 노력의 하나로 쌀 수출제한 조치를 지속해서 강화해왔다.

노무라 홀딩스의 소날 바르마 인도 및 일본 제외 아시아 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인도가 내부적으로 쌀 가격의 상승압력에 직면하는 한 이런 제한 조치는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며 “심지어 선거 이후에도 쌀 가격이 안정되지 않으면 이 조치가 연장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B.V. 크리슈나 라오 인도 쌀수출협회장은 모디 정부가 국내에서 적절한 공급을 보장하고 가격 상승을 진정시키기를 원한다면서 따라서 내년 선거 때까지 수출 제한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인도는 부스러진 쌀알(싸라기·broken rice)과 비(非)바스마티쌀 수출을 금지하는 동시에 쌀에 수출 관세를 부과하고 최저 가격 이하 수출을 금지했다.

이에 따라 지난 8월 쌀 가격이 15년 만에 최고를 기록, 일부 수입국 바이어들은 구매를 보류하기도 했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지난달 쌀 가격도 지난해 동기보다 24%나 올랐다.

인도 정부는 특히 8억 명 이상의 자국민에게 혜택을 주는 식량 무료제공 정책을 유지하기 위해 식량 확보를 최우선 과제로 하고 있으며, 모디 총리는 5개 주 선거를 며칠 앞두고 올해 말 종료 예정인 이 정책을 5년 연장했다.

인도 정부에 따르면 뉴델리의 쌀 소매가격은 1년 전보다 18% 올랐으며, 밀은 이보다 11%나 비싼 것으로 조사됐다.

이와 함께 통상 아시아 전역에 가뭄을 몰고 왔던 엘니뇨 현상으로 인해 세계 비축량이 3년 연속 감소하고 있는 세계 쌀 시장을 더욱 위축시킬 것으로 우려됐다.

세계 2위 쌀 수출국인 태국 정부도 가뭄으로 인해 2023∼2024시즌 쌀 생산량이 6% 감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게다가 예측하기 힘든 강우량으로 인해 쌀 생산이 4% 감소할 수도 있는 것으로 전망되는 등 안정적이지 않은 인도의 쌀 수확량도 쌀 가격 불안을 부채질하고 있다.

이러한 인도의 쌀 수출 제한으로 인해 아시아와 아프리카 국가 취약 계층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필리핀의 쌀 가격은 대통령 명령에 따른 가격상한제 시행에도 지난 9월 14년 만에 최고치로 치솟았으며, 인도네시아에서는 내년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가격 안정을 위해 수입을 늘리고 있다.

서아프리카 나이지리아에서는 쌀 가격이 9월에 61%나 상승했다.



why3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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