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CGV가 해외 자회사 CGI홀딩스 재무적투자자(FI)에 추가로 콜옵션을 제공한다. FI 입장에서는 CGI홀딩스의 상장 기한을 내년 6월로 연장해주는 동시에 실질적인 풋옵션을 약속 받았다. CGI홀딩스 기업공개(IPO) 성사 여부에 CJ CGV 채무 상환 부담이 연동되는 만큼 자금 불확실성은 지속되고 있다.
2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최근 CJ CGV는 중국·베트남·인도네시아 통합 법인 CGI홀딩스의 홍콩 증시 상장이 불발되면 FI 지분 일부를 되사는 콜옵션을 체결했다. FI는 사모펀드(PEF) 운용사 MBK파트너스와 미래에셋증권 PE로 2019년 주주로 합류했다. 당시 FI는 CGI홀딩스가 발행한 3336억원 규모 전환우선주를 인수하며 28.57% 지분을 확보했다.
FI는 투자금에 대한 상환 권리를 확보하는 대신 CJ CGV에 시간을 제공했다. 기존에는 올해 6월까지 약속했던 CGI홀딩스의 IPO 기한을 내년 6월로 연장했다. 기한 내 의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동반매도청구권(드래그얼롱) 역시 유지된다. 이는 FI 측에서 CJ CGV가 보유 중인 CGI홀딩스 지분 71%을 끌어와 매각할 수 있는 권리다. 매도가액 배분에서 FI가 우선순위를 갖는 만큼 투자금을 보호하는 장치도 보유한 상태다.
CJ CGV 입장에서 시간적으로 여유로운 상황은 아니다. CGI홀딩스의 상장 약속 기한은 내년 6월까지다. 올해 9월 말 기준 CGI홀딩스는 140억원의 순손실을 기록 중이다. 중국에서는 매출과 영업이익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으나 베트남과 인도네시아에서는 외형 축소 기조가 뚜렷하다. 4년 전 FI 투자 당시 CGI홀딩스 지분가치가 1조1676억원이던 점을 고려하면 원하는 몸값에 상장하기 위해 눈에 띄는 실적 개선이 요구된다.
CJ CGV는 자금 압박을 감안해 새로운 FI를 찾을 가능성도 존재한다. 현재 영업활동에서 현금을 벌지 못하는 사업 구조상 콜옵션을 행사할 정도의 유동성을 갖추지 못한 상태다. 올해 9월 말 별도 기준 현금성자산은 5929억원이지만 기존 채무상환과 시설투자 등 상당 부분 사용 목적이 정해진 상태다. FI 측 투자 원금만 3336억원에 달하며 9월 말 기준 FI에 약속한 콜옵션의 공정가치를 고려한 유동금융부채만 1300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CJ CGV 관계자는 “국내보다 해외 시장에서 영화관 수요가 살아나고 있어 사업을 잘 영위해 CGI홀딩스가 상장하도록 노력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심아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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