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 [블룸버그 홈페이지]

[헤럴드경제=고재우 기자] 가상화폐 테라·루나로 돈방석에 앉았던 권도형(32) 테라폼랩스 대표의 범죄인 인도가 승인됐다. 몬테네그로에서 체포된 지 8개월 만에 송환이 승인된 셈이다.

단, 권씨는 현지에서 선고 받은 4개월 징역형을 마쳐야 하고, 한국과 미국 중 어느 나라로 송환될지는 정해지지 않았다.

몬테네그로 포드고리차 법원은 24일(현지시간) 범죄인 인도에 대한 한국과 미국의 요청에 따라 관련 절차를 검토한 결과 권씨의 인도를 위한 법적 요건이 충족됐다고 법원 홈페이지를 통해 밝혔다.

하지만 법원은 권씨의 인도를 요청한 두 나라 중 어느 곳으로 송환될지는 법무부 장관이 검토해 최종 판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해당 결정은 권씨가 공문서 위조 혐의로 몬테네그로 현지에서 선고받은 징역 4개월의 형량을 다 채운 뒤에 내려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결정은 권씨가 지난 3월 23일 위조 여권을 사용하려다 몬테네그로에서 체포된 뒤 8개월 만, 지난해 4월 해외로 도피한 뒤로는 1년 7개월 만에 이뤄졌다.

권씨는 가상화폐 테라·루나를 발행한 테라폼랩스 공동 창업자로, 지난해 테라·루나 폭락 사태로 인한 전 세계 투자자의 피해 규모는 50조원 이상인 것으로 추산된다.

권씨는 사태가 터지기 직전인 지난해 4월 싱가포르로 출국한 뒤 잠적했다.

이후 아랍에미리트(UAE)를 거쳐 세르비아에 머문 권씨는 좁혀오는 수사망을 피해 세르비아 인접국인 몬테네그로로 넘어와 포드고리차 국제공항에서 위조 여권을 사용하려다 체포됐다.

지난 16일 포드고리차 법원은 공문서 위조 혐의로 기소된 권씨와 그의 측근 한모 씨에 대해 징역 4개월을 선고한 1심 판결을 유지했다.

현재 권씨는 현재 한씨와 함께 포드고리차에서 북서쪽으로 12㎞ 정도 떨어진 스푸즈 구치소에 구금돼 있다.

한편 권 대표의 국내 송환 시 그동안 차질을 빚었던 국내 수사도 재개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수단은 권 대표의 신병을 확보하기 위해 신병 확보를 위해 여러 국가들과 공조해왔다. 지난해 10월에는 권 대표가 은닉을 시도한 것으로 추정되는 가상자산 950억원을 동결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