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인생 망가뜨려줄게”…수능감독관 위협한 학부모, 스타강사로 통했다
2023-11-26 22:45


26일 2024학년도 수시모집 논술고사가 열린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자대학교에서 시험을 마친 수험생들이 학교를 빠져나오고 있다. 사진은 기사와 무관. [연합]

[헤럴드경제=최원혁 기자]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서 한 수험생 학부모가 자녀의 부정행위를 적발한 교사에게 “내가 변호사인데, 네 인생도 망가뜨려 주겠다”고 폭언해 고발당한 가운데 해당 학부모가 경찰대 출신 변호사이자 스타강사라는 주장이 나왔다.

26일 서울교사노동조합에 따르면 지난 수능에서 자녀가 부정행위로 적발되자 감독관 중 한 명을 찾아가 항의한 학부모는 경찰대 출신의 변호사 A씨로 드러났다.

앞서 지난 16일 수능 당시 서울 한 고등학교 교사인 B교사는 시험 종료 벨이 울린 뒤 답안지를 작성하던 C수험생을 부정 행위로 적발했고 다음날인 17일 C수험생의 학부모는 B교사의 근무지로 찾아와 “교직에서 물러나게 하겠다”며 1인 피케팅 시위를 벌였다.

어머니에 이어 본인을 변호사라고 밝힌 수험생의 아버지 A씨는 B교사 근무지를 찾아왔고 보안관실에서의 전화를 통해 B교사에게 “우리 아이 인생을 망가뜨렸으니 네 인생도 망가뜨려주겠다”며 폭언한 것으로 전해졌다. 관련해 서울시교육청은 A씨를 고발하기로 했다.

경찰대를 졸업한 A씨는 지난 2007년 사법시험에 합격해 현재 대형 경찰 학원에서 ‘스타강사’로 통하는 인물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해당 사건이 알려지자 교육계에서는 수능 감독관을 위협하는 행위에 대한 대응과 피해자 지원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지난 24일 성명서를 통해 “감독 교사들은 수험생들의 항의가 두려워 정전기가 나지 않는 옷과 무음시계를 준비하고 배에서 소리가 날까 아침도 거른다”며 “예상치 못한 분쟁에 대해 법률·재정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했다.



choigo@heraldcorp.com



랭킹뉴스


COPYRIGHT ⓒ HERALD CORPORATION.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