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중국’ 속도내는 K-음극재, 포스코 이어 엘앤에프도 승부수 [비즈360]
2023-11-28 11:02


최수안(오른쪽) 엘앤에프 대표이사와 홍준표 대구시장이 지난 27일 대구국가산업단지에서 투자 협약을 맺고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대구시 제공]

[헤럴드경제=김지윤 기자] 엘앤에프가 대구에 음극재 신공장을 건설한다.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으로 비중국산 음극재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는 가운데 시장의 약 96%를 장악하고 있는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서다.

엘앤에프는 27일 대구 달성군 엘앤에프 구지 3공장에서 대구시와 2조5500억원 규모의 신규 투자협약(MOU)을 체결했다고 28일 밝혔다.

지난 2000년 설립된 엘앤에프는 NCM(니켈·코발트·망간)계 양극재를 주로 생산하는 기업이다. 전기차 시장이 성장하며 음극재에 대한 수요가 커지자 이 분야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엘엔에프는 음극재 원천 기술력을 보유한 미쓰비시케미컬과 협력해 대구에 생산라인을 구축한다. 미쓰비시케미컬은 중국 베이터뤼(BTR), 즈천과기(Zichen), 산산과기(ShanShan), 국내 포스코퓨처엠 등과 함께 글로벌 음극재 기업으로 꼽힌다.

음극재는 양극재, 분리막, 전해액과 함께 배터리를 구성하는 4대 핵심 소재다. 배터리의 충전 속도와 수명을 결정하는 역할을 한다.

엘앤에프는 이번 대구시와의 협약을 바탕으로 대구국가산업단지 2단계 구역 55만8909㎡ 부지에 대규모 이차전지 소재 클러스터를 조성한다. 우선 탈중국화를 위한 차세대 배터리 음극재 제조시설(2만2000t)을 건립한다. 또 중국이 주력으로 생산하던 LFP(리튬·인산·철) 배터리 양극재 생산을 위한 제조시설(연산 16만t)도 구축한다.

여기에 기존 생산 중인 하이니켈 양극재 제조시설(연산 13만t)도 추가로 건립할 예정이다. 엘앤에프는 기존의 구지 1~3공장에 총 1조1000억원을 투자한 바 있다. 이번 투자까지 합하면 엘앤에프가 대구에 투자한 금액은 3조6500억원에 달한다.

투자가 완료되면 엘앤에프는 하이니켈 양극재 생산 전문기업에서 음극재와 LFP 양극재까지 모두 생산하는 이차전지 종합 소재 기업으로 거듭나게 된다. 신규 제조시설에서만 연간 9조5000억원의 매출 발생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지난해 엘앤에프의 연간 매출액(3조9000억원) 대비 2.4배 규모다.

엘앤에프가 음극재 시장을 공략하는 배경은 비중국산 음극재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어서다. 음극재는 배터리 원가의 14%가량을 담당하는 핵심 소재로, 양극재(약 35%)보다 원가 비중은 낮지만 중국이 글로벌 시장을 장악하고 있어 국산화가 시급한 소재로 꼽힌다.

시장조사업체 ICC시노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은 전 세계 음극재 생산량(147만t)의 96%를 차지하고 있다. 양극재는 에코프로, 포스코, LG화학 등 국내 업체를 비롯해 일본 및 중국 업체들이 시장에 다수 포진해 있어 상대적으로 공급망 안정성이 높다. 반면 음극재는 세계 10위권을 대부분 중국 업체가 장악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포스코퓨처엠이 유일하게 흑연계 음극재를 생산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포스코퓨처엠이 유일하게 흑연계 음극재를 생산하고 있다. 포스코퓨처엠은 중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일찍부터 음극재 분야 투자를 단행해 왔다. 현재 포스코퓨처엠은 세종 2곳(7만4000t, 천연흑연), 포항 1곳(8000t, 인조흑연) 총 3곳에서 연 8만2000t의 음극재를 생산한다. 포스코퓨처엠은 이를 2030년 37만t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포스코퓨처엠은 포항에 1만t 규모의 인조흑연 2단계 공장도 건설 중인데, 내년 하반기 준공될 전망이다. 이 밖에도 포항에 5000억원을 들여 2025년까지 인조흑연 음극재 생산공장을 추가로 건설할 계획이다.

최근에는 OCI홀딩스와의 합작사 ‘피앤오케미칼’이 배터리 음극재 코팅용 피치 생산을 위한 공장을 충남 공주에 준공했다. 피치는 석탄이나 석유 정제 시 발생하는 부산물을 가공해 제조하며 음극재 코팅제나 제철소 등에서 열을 촉발하는 전극봉의 원료로 활용된다.




jiy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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