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김상현 이등병 사망 1주기…“아들 아직도 차디찬 냉동고에”
2023-11-28 14:57


故 김상현 이병 아버지 김기철 씨가 28일 오전 서울 마포구 군인권센터에서 열린 ‘육군 제12사단 故 김상현 이병 사망 사건 1주기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안효정 기자

[헤럴드경제=안효정 기자] 최전방 일반전초(GOP)에서 집단 괴롭힘으로 극단적 선택을 한 이등병 고(故) 김상현씨의 유족이 사망 1년이 지났음에도 여전히 수사에 진척이 없다며 군과 수사기관을 비판했다.

김 이등병의 부친 김기철 씨와 군인권센터는 28일 서울 마포구 군인권센터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고인에 대한 예우와 장례가 빠르게 진행될 수 있도록 군과 수사기관은 조속히 사망 원인을 규명하고 변사 사건 수사를 종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씨는 “아이가 떠나고 1년이 지났지만 그동안 군이나 민간 경찰, 검찰 쪽에서 사건과 관련해 진전된 내용은 전혀 없다. 아직도 조사 중이란 말만 한다”며 “아직도 차디찬 냉동고에 있는 상현이를 보면서 언제쯤 명확한 결론이 나올지 답답하게 기다리는 중”이라고 했다.

고인은 지난해 11월 28일 강원 인제군 GOP에서 경계 근무 중 총상을 입고 숨졌다. 군사경찰은 고인이 생전 부대에서 간부와 선임병으로부터 집단 괴롭힘을 겪다가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보고 가해자로 지목된 8명을 민간 경찰로 넘겨 조사받도록 했다.


28일 오전 서울 마포구 군인권센터에서 ‘육군 제12사단 故 김상현 이병 사망 사건 1주기 기자회견’이 열렸다. 안효정 기자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도 이날 기자회견에서 “육군 제3광역수사단이 수사 결과에 따라 사망의 원인이 되는 범죄를 저지른 8명의 혐의자와 그 혐의를 특정해 강원경찰청에 이첩했다. 하지만 경찰은 지난 4월 4명의 일부 혐의만 인정해 춘천지검으로 송치했고 나머지는 불송치했다”며 “이에 유족은 검찰에 이의를 제기했지만 송치 사건도, 이의제기도 반년이 지나도록 결론 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임 소장은 “고인은 여전히 장례를 치르지 못하고 국군수도병원 영안실 냉동고에 안치돼 있다”며 “국가기관이 진실을 밝힐 책무를 방기하는 동안 사랑하는 아들을 냉동고에 넣어둔 유가족의 속만 타 들어갈 뿐”이라고 했다.

임 소장은 고인의 사망 원인에 대한 진실 규명 뿐 아니라 “가해자 수사와 허위보고, 앰뷸런스 지연 경위에 대해서도 명확한 답을 내놓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유족과 군인권센터는 가해자 중 1명이 총기 오발 사고로 허위보고 하고 사건 직후 구급차가 부대의 통제로 신속하게 이동하지 못했다고 주장해왔다. 경찰은 지난 4월 8명 중 4명을 검찰에 송치했으며 나머지는 증거불충분으로 불송치했다.



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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