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아이오닉5’ 생산라인. [현대차 제공]
[헤럴드경제=김성우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이 28일 공개한 ‘유니버설 휠 드라이브 시스템(이하 유니휠)’은 향후 PBV(목적기반모빌리티)와 전동화 차량 발전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그룹의 ‘전동화 톱티어 등극’이라는 의지를 보여줬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유니휠을 통해 전기차의 주요 구동 부품을 휠 내부로 옮기면서, 차량 실내 공간을 획기적으로 확대할 수 있게 됐다. 기존 구동 시스템이 차지하던 공간을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새로운 실내 공간을 창출하고, 차량을 다양한 목적으로 활용하는 데도 도움을 줄 수 있다.
유니휠은 이미 국내와 미국, 유럽 등지에서 특허 출원을 마친 만큼 실제 제품 양산까지도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그룹의 ‘연구개발(R&D)’ 성과를 보여주는 사례이자, 전동화 체제 전환을 위한 시금석이 될 전망이다.
유니버설 휠 드라이브 시스템 모듈 모습. [현대차그룹 제공]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현대자동차그룹이 오는 2025년부터 시장에 선보이기로 한 PBV를 위한 퍼즐이 맞춰진 셈”이라면서 “차량의 공간 활용도를 높이는 만큼 수납공간과 실내 편의성 강화 측면에서 긍정적인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현대차그룹은 최근 전동화 체제로의 전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연구개발과 생산시설 확충에서 행보가 돋보인다.
우선 현대자동차와 기아, 현대모비스 3사가 지난 10년간 쏟아부은 R&D(연구·개발) 비용은 약 54조1911억원에 달한다.
현대차는 27조9784억원, 기아는 17조4914억원, 모비스가 8조7213억원이다. 현대차의 경우 지난 2012년에는 1조6317억원에 불과했던 R&D 예산이 지난해에는 3조3406억원으로 2배 이상 늘었다. 기아(2조1630억원)와 현대모비스(1조3727억원)의 연간 R&D 예산도 10년전보다 2배 이상 급증했다.
연구개발 조직도 세분화했다. 지난 2012년 기술 경쟁력 강화를 목표로 기능 전문화 조직(FMO)을 꾸렸고, 2019년엔 미래차 기술을 선도할 수 있도록 재차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과거 16개 센터만 있던 연구개발본부 산하 조직은 현재 6개 담당, 29개 센터로 세분됐다.
최근 싱가포르에서 문을 연 ‘현대자동차그룹 싱가포르 혁신센터(HMGICS)’는 다양한 R&D 역량을 테스트하는 장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HMGICS는 현대차그룹의 ‘혁신역량’이 결집한 공간으로 ▷지능형, 자동화 제조 플랫폼 기반 ‘기술 혁신’ ▷다품종 유연 생산 시스템 중심 ‘제조 혁신’ ▷고객 경험 기반 판매 모델 구축 등 ‘비즈니스 혁신’을 바탕으로 인간 중심의 미래 모빌리티를 연구하고 실증하는 테스트베드다.
큰 틀에서 ‘자동화’와 ‘디지털화’를 골자로 로봇과 AI(인공지능), 또 다양한 첨단 시뮬레이션 기술을 연구·적용한다. 향후 PBV(목적기반차량)와 AAM(미래항공모빌리티)도 HMGICS에서 생산될 예정이다.
HMGICS는 자동물류시스템이 갖춰진 물류공간과 브랜드 체험공간·스마트팜(Smart Farm)·고객차량 인도공간을 배치하고, 디지털커멘드센터와 차량 시승·테스트공간(스카이트랙)까지 넣어 복합공간으로 구성했다. 생산에 로봇과 AI를 활용한 것이 특징이다.
국내 공장을 전기차 생산 거점으로 개편하는 작업도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 지난 13일 울산 EV 전용공장에서 기공식을 개최했고, 기아 화성 오토랜드, 광명 오토랜드에서도 전기차 생산을 위한 준비 작업이 순탄하게 진행되고 있다.
특히 현대차그룹은 2030년까지 생산 시설 확충과 수출 확대를 위해서만 24조원의 예산을 투입하면서, 전기차 수출을 위한 기반을 마련한다. 오는 2030년 국내 전기차 생산량 목표치는 151만대(수출 92만대)로, 글로벌 생산량 목표치 364만대의 41.4% 수준까지 확장한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올해 초 신년회에서 “더욱 진화된 차량을 개발·공급해 글로벌 전기차 리더십을 공고히 하는 데 주력하겠다”면서 “연구개발을 비롯한 회사 전반의 시스템을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전환하고, 연구개발 분야에서도 성과를 내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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