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부산시민과 국민께 위로와 감사”…엑스포 불발에도 ‘원팀’ 빛났다
2023-11-29 10:00


28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외곽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장 로비에서 2030세계박람회(엑스포) 개최지 선정을 위한 투표를 앞두고 우리나라와 유력한 경쟁국인 사우디아라비아 관계자들이 '부산'과 '리야드'를 목청껏 외치고 있다. 오찬을 마친 BIE 회원국 대표단이 입장할 때마다 이 같은 신경전이 이어졌다. [연합]

[헤럴드경제(파리)=배문숙 기자, (서울)서정은, 최은지 기자] 29표 대 119표. 최선을 다했지만 ‘오일머니’의 벽은 높았다. 2030 세계박람회 유치에 나선 부산은 28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국제박람회기구(BIE) 제173차 총회 2030 엑스포 개최지 선정 투표에서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 뒤져 고배를 마셨다.

대통령실은 결과에 아쉬움을 표하면서도 국민에게 위로와 감사의 뜻을 전했다.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은 BIE 총회 결과 후 서면브리핑을 통해 “민관이 원팀으로 치열하게 노력했지만 아쉬운 결과를 맞이했다”며 “밤늦게까지 결과를 기다리고 부산 유치를 응원해 주신 부산 시민과 국민 여러분께 위로와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고대하던 부산엑스포 유치는 불발됐지만 성과도 적지 않았다. 후발주자로 뛰어든데다 막강한 자본력을 앞세운 ‘오일머니’와의 경쟁에서도 국민과 정부, 국회, 기업이 ‘원팀 코리아(One Team Korea)’로 응집하며 전세계에 깊은 인상을 남겼다.

정부는 윤석열 대통령을 중심으로 부산엑스포 유치전에 총력을 기울였다. 윤 대통령이 국빈방문 등을 통해 유치 활동에 나선 국가만 10개국 안팎에 달한다. 여기에 더해 윤 대통령은 총 96개 국가와 150여차례의 정상회담을 실시하고 500여명 이상의 인사를 만나 정상외교를 펼쳤다. 부산엑스포 유치를 국정과제로 삼아온 만큼 ‘부산 알리기’에 큰 공을 기울였다.

윤 대통령은 지난 28일 국무회의에서도 “국무위원들, 그리고 많은 기업인들이 BIE 회원국을 한 나라도 빠짐없이 접촉하고, 경제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BIE 지지를 호소했는데 이 과정에서 우리 정부가 표방하는 그야말로 글로벌 중추 외교의 기조를 제대로 수행했다고 할 수 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국회도 의회 외교의 중심을 부산 엑스포 유치에 두고 초당적으로 힘을 모았다. 김진표 국회의장은 취임 후 올해 11월까지 약 24만㎞를 이동해가며 75개국 700여명의 대통령, 국회의장, 총리, 장관 등을 만나 지지를 호소했다.

김 의장은 올해 상반기에는 거점 국가과 입장을 정하지 않은 국가를 집중 공략하고 하반기에는 다자외교 무대를 중심으로 전방위적인 접촉을 통해 지지세 확산과 공고화에 총력을 기울였다. 특히 지난 4월에는 국회를 방문한 BIE 실사단을 직접 영접하며 여야 만장일치로 채택한 ‘2030 부산 세계박람회의 성공적 유치 및 개최를 위한 결의문’을 직접 전달하고, 부산 엑스포 유치시 특별법을 제정해 법률적·예산적 지원을 할 것임을 약속했다.

기업들도 힘을 보탰다. 12개 대기업 그룹은 18개월 동안 175개국 3000여명의 정상을 포함한 고위급 만남을 이어갔다. 삼성, SK, 현대차, LG, 롯데 등 5대 그룹은 한 표라도 더 확보하기 위해 전체 교섭활동을 이끌었다. 파리 곳곳에서는 브랜드 광고와 부산 엑스포 홍보를 접목하는 등의 노력도 병행했다.

특히 긴밀한 협력관계를 맺고 있는 국가를 각각 전담해 집중 공략하는 전략도 펼쳤다. 삼성은 남아프리카공화국과 네팔, 라오스, 레소토, SK그룹은 몰타와 아프가니스탄, 아르메니아 등을 대상으로 유치 활동을 펼치는 식이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지난달부터 파리에 ‘메종 드 부산’(부산의 집) 베이스캠프를 마련해 중남미와 유럽 7개국을 돌며 힘을 보탰다. 빡빡한 일정에 대기업 총수임에도 비행기 이코노미석도 마다하지 않았다. 현대차와 LG도 각각 그리스, 바하마, 칠레, 페루, 르완다, 소말리아, 케냐 등을 집중 공략했다.

지난해 7월 출범한 민관 합동 엑스포 유치위는 부산을 알리기 위해 1989만1579㎞, 지구 495바퀴를 돌며 유치전을 펼쳤고, 509일간의 뜨거운 대장정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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