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 인구절벽 시대 대안은 ‘유무인 복합체계’
2023-11-29 10:06


29일 열린 제9회 육군력포럼에서 박안수 육군참모총장이 환영사를 하고 있다.[육군 제공]

[헤럴드경제=오상현 기자] 박안수 육군참모총장이 인구절벽시대를 극복할 대안으로 유‧무인복합전투체계(MUM-T)와 매력적인 육군 만들기, 예비전력 정예화 등 세 가지를 꼽았다.

박 총장은 29일 나인트리 프리미어 로카우스 호텔에서 ‘인구절벽시대 육군의 전략’을 주제로 열린 2023 제9회 육군력 포럼에서 “인구절벽 위기에 우리 육군의 병력‧부대‧전력 구조는 가장 큰 영향을 받을 수 있다”며 “현존 전력의 완전성과 현장실행력을 제고하는 동시에 미래의 복합위기와 도전에 대응할 수 있는 육군 차원의 특단의 대책 마련이 절박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병역자원 감소라는 제한사항을 슬기롭게 극복해 ‘첨단 과학기술 기반의 전투형 육군’으로 도약해야하고 ‘매력적인 육군 만들기’와 ‘예비전력 정예화’를 통한 차별적 양병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학성 ADD 지상기술연구원장이 '첨단과학기술 기반 전투형 육군으로 변혁'이라는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육군 제공]

김학성 국방과학연구소 지상기술연구원장은 ‘첨단과학기술 기반 전투형 육군으로 변혁’이라는 주제의 발표에서 “MUM-T의 궁극적인 목표인 무인협업체계를 구현하기 위해 엄청나게 많은 수의 기술과 운용 측면에서의 벽을 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연구원장은 특히 해외의 MUM-T 동향을 소개하면서 “국내에서도 전투실험을 통한 MUM-T의 유용성과 한계, 기술의 발전과 소요 분야 도출을 적극적으로 사례화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무인기의 경우 민간기술의 적극적인 활용으로 MUM-T 연구가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부족한 기술부분은 국방기술을 접목해 시너지를 창출하는 방법으로 진행하면 완성도 높은 MUM-T 구현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미 국방부는 자율화를 위해 고도의 인식과 추론, 지능, 자율시스템의 유연한 구성, 인간과 자율 시스템간 상호작용과 협업, 시험‧평가‧검증‧인증 등의 분야에서 신뢰구축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며 “우리나라도 자율로봇에 대한 신뢰성에 대한 고민에서 벗어나 단기간의 집중력 있는 고민과 함께 단호한 실행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말잔치와 과도한 명분, 보신, 관료적 의사결정, R&D 특성의 낮은 이해도, 낮은 처우, 실용주의 무감각고 같은 장벽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학성 연구원장은 “우리나라는 무인수색차량과 무인체계 기능을 반영한 차세대 전차, 초장사정 자주포, 저비용 고가성비 고출력 레이저 체계 등 첨단기술로 무장된 무기체계 구현을 위한 연구개발을 수행하고 있다”며 “우리의 최대장점인 ‘가장 빠른 추격자 유전자’를 활용한다며 인구절벽이라는 크나큰 장애물을 극복하는 데 매우 유효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육군이 인구절벽시대를 극복할 대안으로 유무인복합전투체계와 매력적인 육군 만들기, 예비전력 정예화를 꼽았다. 자료사진. 육군 아미타이거 시범여단 연합훈련에서 정찰드론이 적 탐지 등 임무수행을 하고 있다. [헤럴드DB]

이임수(준장) 육군본부 기획관리참모부 전력1차장은 이어지는 토론에서 “육군은 신속시범사업이나 신속소요 등의 절차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첨단기술이 적용되는 무인기와 로봇 등의 유‧무인복합전투체계를 우선 최소량으로 빨리 도입하고 이후 운용하면서 구체적인 운용개념과 성능 등을 발전시키고 점진적으로 후속양산에 반영해 진화적으로 획득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차도완 배재대학교 드론로봇공학과 교수는 “지난달 국정감사 업무보고에서 육군이 2040년까지 전 전투부대를 아미타이거(Army TIGER)로 완성하고 97종의 무기체계를 전력화하는 계획을 밝혔다”며 “계획된 무기체계들이 전력화되면 2040년 이후 육군은 병력부족 현상으로 인한 안보 공백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차 교수는 “무인체계가 만능기술인지, 통신에 대한 의구심으로 운용이 가능할지, 행정‧관료적인 조직문화를 먼저 개선해야 하는 건 아닌지 등의 지적을 잘 살펴봐야한다”며 “드론과 로봇 등을 통해 어떻게 싸울지에 대한 새로운 개념을 육군 스스로 확립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실시간 데이터 송수신과 데이터 공유가 가능한 통신 및 네트워크, 장비간 상호운용성, 다양한 무인체계를 운용할 수 있는 통제장치 등 기술적 해결과제를 미리 파악하고 준비하지 못하면 전력화 시점에서 ‘활용불가’ 판정을 받을 수 있다”며 “드론이나 로봇 등 단일 무인체계 플랫폼에만 집중 할 것이 아니라 유무인복합전투체계 전체적인 관점에서 무인체계를 기획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최성진(소장) 육군본부 정책실장이 세션 시작 전 병역자원 감소에 대비해 육군이 추진 중인 대응전략을 소개하고 있다.[육군 제공]

이날 포럼에서 윤대엽 대전대 군사학과 교수는 ‘병역자원 감소와 국방인력 획득체계 혁신’을 주제로 발표했고 조동준 서울대 교수와 김태형 숭실대 교수 등 5명의 전문가가 각각 가용병력 수를 우선 고려한 부대 및 전력구조 구상과 적정 상비병력 규모 재검토 필요성에 대한 방안을 제안했다.

특히 김태형 교수는 “과연 AI와 무인기 시대에 군병력 50만이 적정하냐”며 “공급 위주에서 수요 위주로 발상을 전환하고 적정 군병력에 대한 명쾌한 추산과 공론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초급간부 여군 지원자 비율이 높은 만큼 현재 4%에 불과한 전체 상비군 중 여군 비율을 늘리고 군별, 직군별로 민간인력 충원 방안을 정교하게 만들어 민간 인력을 적극 활용해야한다”고 주장했다.

마지막 3세션에서는 정진섭 원광대 군사학과장이 발표한 ‘예비전력 정예자원 확보 및 예비군부대 운용 발전방안’을 주제로 김열수 한국군사문제연구원 안보전략실장과 최영진 중앙대 교수 등 6명의 석학과 국방전문가들이 비상근예비군제도 발전방안과 정착을 위한 실질적 인센티브에 대해 논의했다.

더불어 병역자원 감소 상황과 인구밀도를 연계한 지역예비군 규모 최적화 방안과 이를 바탕으로 한 미래 예비전력사령부(가칭) 창설 개념·구조, 그리고 이를 뒷받침할 예비전력 확충 법령 개정 및 예산확보에 대해서도 다양한 의견을 교환했다.

육군은 “이날 포럼에서 논의된 사안을 심층 분석해 인구절벽 속 병역자원 감소에 대응하기 위한 정책수립에 적극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본격적인 포럼에 앞서 주요참석자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육군 제공]



legend1998@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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