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 아파트 모습. [연합]
[헤럴드경제=서영상 기자]부동산 시장이 얼어붙으며 강남 등 서울 주요지역 분양권 시장에서도 ‘마피’(마이너스프리미엄) 매물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경기침체 우려 속 매수심리가 위축되고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가 7%를 넘어서자 매수 여력이 악화한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29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송파구 오금동 송파 더 플래티넘 전용 65㎡ 분양권이 최근 13억2260만원에 매물로 나왔다. 해당 면적 분양가가 14억7000만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분양가보다 1억5000만원이 떨어진 것이다.
송파 더 플래티넘은 과거 송파 아남아파트를 리모델링한 단지로 지난해 1월 분양 때 최고 2797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한 바 있다. 분양 당시 일반분양 물량이 29가구밖에 안돼 주택법상 분양가 상한제 적용을 받지 않았다.
주변 시세에 비해 분양가가 높아 과거에도 분양가보다 낮은 가격의 매물이 나온적은 있었지만 5000만원 수준이었다. 1억5000만원이 낮게 매물로 나왔다는 것에 대해 인근 부동산들은 이례적이라는 반응이다.
송파구 한 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집주인이 직장을 지방으로 옮기는 탓에 급하게 팔아야 한다고 2달전 나온 급매”라면서 “이례적으로 낮은 가격에도 찾는 손님이 없다. 부동산 시장이 꺾인것을 체감한다”고 전했다.
올해 중순 단기 상승기 때 이른바 ‘초치기’ 매물을 분양받았다가 마이너스피로 내놓은 사례도 목격된다.
‘초치기’란 이른바 선착순 청약의 개념으로 시간을 정해두고 해당 시간 이후 가장 빠르게 입금하는 사람이 청약에 당첨되는 방식이다. 입금이 빠를 수록 원하는 호실을 선택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분양을 시작한지 1년 반만에 초치기 분양까지 거쳐 최근 완판에 성공한 강북구 미아동 한화포레나 미아에서도 마피 매물이 등장했다. 한화포레나 미아 전용 84㎡가 11억1970만원에 매물로 등장했는데 당초 분양가보다 2000만원 저렴한 가격이다.
인근 한 공인중개사무소는 “집주인이 지난 9월 초치기 분양을 통해 구입한 것”이라면서 “불과 2달전만 해도 아파트 시장이 뜨거워 분양받았는데 잔금 확보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집을 내놓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종혁 한국주택협회 팀장은 “주택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가 사그라들면서 잔금마련에 어려움을 겪는 수분양자들이 집을 내놓기 시작하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공사비가 오르며 분양가도 높아지는 현 상황에서 내년 분양권 시장 전망도 우려스럽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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