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장사 주지 “황망하고 원통… 원력 지대한 분” 자승 입적 애도
2023-11-30 15:58


칠장사 안에서 경찰 참고인 조사를 마치고 나온 칠장사 주지 자강스님과 막내스님. 박지영 기자

[헤럴드경제=김용재·박지영 기자] 조계종 총무원장을 지낸 자승스님이 입적한 칠장사 주지 지강 스님은 “황망하고 너무 원통하고 슬프다”라고 심경을 밝혔다.

30일 칠장사에서 경찰 참고인 조사를 마친 칠장사 주지 지강 스님은 헤럴드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원력이 지대하고 모든 사람들에게 자비를 베푼 분이 빨리 돌아가셨다”라며 “마음이 원통하고 황망하기 그지없다”라고 말했다.

칠장사 주지 지강스님은 자승스님을 언급하며 “지구촌 공생회 이사장이 아님에도, 지구촌 공생회에 1억을 쾌척했다”며 그의 생전 공로를 말하기도 했다. 지구촌 공생회는 불교계 국제 구호단체로 자승 스님이 살아 생전 애정을 보였던 것으로 지강 스님은 기억하고 있었다.

칠장사에서 만난 또 다른 스님은 ‘자승 스님이 이렇게 돌아가실 줄 생각했었냐’는 질문에 “조금은 생각하고 있었다. 작년에 글을 써 놓으셨던 것이 있다. (태어)나고 죽음의 문제에 대해서 쓰신 글이었다”고 회고했다.

이날 오후 조계종은 자승이 과거 쓴 ‘열반송’을 공개했다. 자승 스님은 “생사가 없다 하나 생사 없는 곳이 없구나. 더 이상 구할 것이 없으니 인연 또한 사라지는구나”라고 쓴 바 있다.

조계종 총무원장을 지낸 자승스님은 지난 29일 돌연 입적했다. 조계종에 따르면 자승스님은 이날 경기 안성시 죽산면 칠장사 요사채(승려들이 거처하는 장소)에서 발생한 화재를 진압하던 소방대원에 의해서 법구가 발견됐다.

경기남부경찰청은 이와 관련해 “현장 CCTV, 칠장사 관계자 진술, 휴대전화 위치값, 유족 진술을 종합한 결과 자승스님이 열반한 것으로 잠정 확인했다”라며 “명확한 신원확인을 위해 DNA 감정을 진행하고 있고 차에서 발견된 2쪽 짜리 유서 형식 메모에 대해서도 진위여부 확인을 위해 필적감정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경찰 등에 따르면 사찰 CCTV에서는 요사채에 자승스님 외 다른 출입자는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자승스님이 법구로 발견되기 이전 모습까지 담긴 CCTV에는 가연성 물질이 담긴 것으로 추정되는 하얀색 플라스틱 2통을 들고 요사채로 들어가는 자승스님의 모습이 포착된 것으로 알려졌다.

자승스님의 장례는 조계종 종단장으로 엄수되며 이날부터 조계사에서 분향과 조문이 이뤄진다. 오는 12월3일은 영결식과 다비식이 진행될 예정이다.

자승스님은 조계종 33~34대 총무원장을 지냈으며 서울 강남구 봉은사 회주를 맡고 있다.



brunch@heraldcorp.com
go@heraldcorp.com


랭킹뉴스


COPYRIGHT ⓒ HERALD CORPORATION.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