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 [123RF]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미국에서 중증 개 호흡기 질환이 늘고 있다.

발병 원인이 아직 파악되지 않아 수의학계에서는 신종 바이러스가 유행하는 것 아니냐는 말까지 나온다.

3일(현지시간) 미 NBC 방송에 따르면 최근 미국 곳곳에서 눈 충혈과 기침 등 인간의 독감과 비슷한 증상을 보이는 개 호흡기 질환이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22일까지 미국 오리건주에서만 200여건의 사례들이 확인됐다. 콜로라도, 뉴햄프셔, 인디애나 등에서도 사례가 확인되고 있다. 잠재적으로는 수천 마리가 감염됐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콜로라도주립대 수의과대학의 반려동물 연구소장인 전염병 전문가 마이클 래핀 박사는 "콜로라도에서 올 9~11월 개 폐렴 사례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배 늘었다"고 분석했다.

펜실베이니아대 응급의학 및 중환자 치료과장인 데버라 실버스타인 박사는 "개 인플루엔자, 보데텔라, 마이코플라스마 등 여러 병원균이 동시 감염돼 중증 질환에 걸리는 개들이 늘고 있다"며 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인플루엔자·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 등 "삼중 유행과 비슷하다"고 했다.

신종 바이러스 유행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뉴햄프셔 대학교 과학자들은 뉴잉글랜드주에서 발생한 소수 사례를 근거해 이같이 말하며 "더 많은 곳에서 더 다양한 샘플을 갖고 결과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많은 보호자가 아픈 개를 전문 센터나 동물 병원에 맡길 수 없는 일 또한 사태 악화의 원인으로 꼽힌다. 비싼 진단 검사 비용 때문이다. 가령 '트루페니언' 측에 따르면 심각한 상태에 놓인 개 치료비는 최대 2만 달러(2600만원 상당)다.

수의학자들은 퍼그와 프렌치 불도그 등 얼굴과 코가 납작한 단두종이나 노령견, 기저 폐 질환을 갖고 있는 개들의 감염 위험이 높다고 보고 있다. 식사 거부, 호흡 곤란 등을 확인하면 곧장 수의사에게 데려가기를 권고했다.

전문가들은 이와 함께 이 질병의 증상이 조금이라도 보인다면 최소 2주간은 도그 파크, 미용시설 등 개들이 모이는 곳을 피하고 접촉, 용품 공유 등을 하지 않기를 권장했다.

발병 원인이 불분명하고 치료법도 확실히 알려진 게 없어 심하면 죽을 수도 있다며 견주들에게 주의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