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넥슨 지분 매각 돌입…노리는 중국·사우디
2023-12-05 09:31


넥슨 판교 사옥 [넥슨 제공]

[헤럴드경제=박세정 기자] “NXC 2대 주주는 누가?”

정부가 넥슨 지주회사 NXC의 지분 공개 매각에 나서면서, 새 구매자가 누가 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 주식은 고(故) 김정주 넥슨 창업자의 유족이 상속세 대신 국가에 물납한 것이다. 지분 29.3%(85만1968주, 약 4조7000억원)로, 당장 NXC의 2대 주주에 오를 수 있는 규모다. 중국과 사우디 자본이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향후 입찰 결과가 주목된다.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오는 18일부터 캠코의 ‘온비드’를 통해 NXC 지분 29.3%를 매각한다. 기재부는 지난해 2월 김정주 창업자가 갑작스럽게 별세하면서, 유족에게 상속세 명목으로 지분을 물납 받아 NXC의 2대 주주에 오른 상태다. 급변하는 게임시장에서, 정부가 국내 대형 게임사의 2대 주주에 오르는 진풍경이 연출된 바 있다.

정부는 보유한 NXC 지분 전량을 일반경쟁(최고가 방식)으로 매각한다. 18일 오전 10시부터 19일 오후 6시까지 가장 높은 금액을 써낸 입찰자가 전체 주식을 매입하게 된다. 최저 입찰가는 4조7149억원이다. 만약 입찰자가 나타나지 않으면 오는 25~26일 두 번째 입찰을 진행한다. 이 때에도 입찰자가 나타나지 않으면 수의 계약으로 변경한다. 정부는 수의 계약으로 바뀌더라도 분할 매각은 하지 않을 방침이다.


넥슨 판교 본사 [넥슨 제공]

업계에서는 중국 텐센트와,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PIF)가 입찰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두 곳은 그동안 국내 게임 산업에 높은 관심을 보여온 데다, 4조원이 넘는 자금이 필요한 입찰에서 자본력도 갖췄다.

중국 텐센트의 경우, 이미 국내 게임업계에 상당한 자본을 투입한 상태다. 국내 업체 앤유, 로얄크로우, 액트파이브, 엔엑스쓰리게임즈, 네이버(NAVER) 손자회사 라인게임즈 등에 투자해 왔다. 텐센트는 현재 넷마블의 3대 주주, 크래프톤의 2대 주주다. 국내 게임사에 수백억원을 투자해 주요 주주 자리를 차지하고 있어, 이번 입찰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무함마드 빈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가 이끄는 사우디 국부펀드의 참여 가능성도 높게 점쳐진다. PIF는 지난 6월말 기준 도쿄 증시에 상장된 넥슨의 지분 10.23%를 보유한 4대 주주다. PIF는 지난해는 엔씨소프트에 약 1조904억원을 투자해 9.3%의 지분을 획득, 2대 주주 자리에 올랐다.


故김정주 넥슨 창업자 [NXC 제공]

이번 공개 매각에 성공한 입찰자는 단숨에 NXC의 2대 주주 자리에 오르게 된다. 의결권을 행사하고 배당금을 받을 수 있다.

다만, 입찰자가 정부 보유 지분을 전량 매입하더라도, 넥슨의 경영권에는 영향을 주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NXC 지분은 현재 김 전 창업자의 부인인 유정현 NXC 이사가 34%, 김 창업자 두 자녀가 각각 17.49%를 보유해 약 70%의 지분을 확보하고 있다.



sjpar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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