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설·고성’ 송영길 검찰 소환조사…“尹부터 털어라” vs “자수해라”
2023-12-08 09:35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 봉투 살포 의혹의 ‘정점’으로 지목된 송영길 전 대표가 8일 오전 검찰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하기 전 입장을 밝히고 있다 . 이상섭 기자

[헤럴드경제=박지영 기자]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검찰에 소환된 8일 오전 서울중앙지검 청사 입구는 송 전 대표 등장과 함께 50여명의 지지세력과 반대 세력이 모여 대치했다. 송 전 대표가 입장문을 읽는 중간중간 송 전 대표를 응원하는 목소리와 비난하는 목소리가 함께 뒤섞였다.

송 전 대표는 이날 오전 8시24분께 검찰청사에 도착했다. 검찰이 지난 4월 민주당 전당대회 돈 봉투 살포 의혹으로 윤관석·이성만 의원 등에 대한 강제수사에 나선지 8개월 만이다.

송 전 대표가 검찰 포토라인 앞에 서자 지지자와 반대자들이 경찰이 설치한 폴리스라인 앞으로 몰려들었다. 송 전 대표가 준비한 입장문을 약 10여 분쯤 읽자 고성과 욕설이 오가기 시작했다. 반대 세력이 송 전 대표를 향해 “자수하세요”라고 외치자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를 언급하며 “(그쪽부터) 자수해라”, “윤석열부터 털어라”며 신경전이 벌어졌다. 경찰의 제지를 받은 일부 시민은 욕설을 뱉었다.

이날 검찰청사 앞에는 지지세력의 기세가 거셌다. 지지세력의 함성이 거세지자 송 전 대표가 “조용히 좀 해주세요”라고 제지하는 일도 벌어졌다.

송 전 대표가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을 마치자 한 유튜버가 “묵비권을 행사할 거냐” 질문을 하기도 했다. 송 전 대표는 “저를 소환 조사해달라고 했던 것은 검찰 조사에 협조하겠다는 게 아니라, 주위 사람을 그만 괴롭히고 (빨리) 기소를 해달라는 것”이라며 “검사들이 유리한 증거는 없애고 불리한 증거로 조작을 하고 있다. 법으로 보장된 진술거부권을 행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송 전 대표는 검찰 조사에서 묵비권을 행사하되 법정에서 진술하겠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송 전 대표가 “모든 국민들이 검사 앞에서 말할 필요가 없다. 검사가 꾸민 조서대로 따라가는 재판은 전근대적이라고 생각한다”고 하자 환호가 이어졌다. 지지자들은 “맞습니다”, “옳습니다”를 연이어 외쳤다.

송 전 대표는 8시 44분께 입장문 낭독과 질의응답을 마치고 서울중앙지검 청사 안으로 들어갔다. 송 전 대표가 들어가자 지지세력이 송 전 대표의 이름을 연달아 외치며 응원했다. 직후 지지세력이 경찰과 반대파를 향해 소리를 치기도 했지만 이내 해산했다. 물리적 충돌은 발생하지 않았다.

한편 검찰은 2021년 3~5월 민주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송 전 대표 당선을 위해 현역 국회의원, 지역 관계자 등에게 총 9400만원이 오고 간 과정에 송 전 대표가 개입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또 2020년 1월~2021년 8월 박용하 전 여수상공회의소 회장이 운영하는 기업 등으로부터 3억여원의 불법 정치자금이 송 전 대표의 후원조직인 ‘평화와 먹고사는문제 연구소’ 계좌로 흘러들어갔다고 의심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 봉투 살포 의혹의 '정점'으로 지목된 송영길 전 대표가 8일 오전 검찰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하며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이상섭 기자



park.jiyeong@heraldcorp.com



랭킹뉴스


COPYRIGHT ⓒ HERALD CORPORATION.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