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게티이미지]

[헤럴드경제=김성미 기자] 유럽으로 이민을 시도하던 중 사망해 이름조차 표시되지 않고 매장된 난민의 무덤이 유럽 국경 곳곳에 1000기 넘게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8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은 땅에 묻히지도 못한 채 시신 안치소나 영안실, 심지어 화물 컨테이너 박스에 쌓여있는 시신까지 합치면 최소 2000여구가 무연고 상태로 방치되어 있다고 전했다.

가디언이 최근 10년간 유럽연합(EU) 국경에서 사망한 뒤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이민자와 난민을 집계한 결과 최소 2162구의 시신이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 10년간 유럽 이주민 유입 경로에서 목숨을 잃은 것으로 추정되는 이들은 2만9000명 이상으로, 이들 중 대부분은 생사도 확인되지 않은 채 실종 상태로 남아있다.

EU 의회는 2021년 난민 사망자의 신원 확인과 정보 관리의 필요성을 촉구하는 내용의 결의안을 통과시켰으나, 현실에서는 이를 수행할 주체도 정하지 못한 채 손을 놓고 있다.

정부의 무관심 속에 무연고 난민 사망자의 신원을 확인하고 가족들에게 인도하는 일은 국제적십자위원회(ICRC)와 같은 비정부기구에 떠맡겨진 상태다.

2013년 이후 지금까지 ICRC에 유럽 이주 중 실종된 가족을 찾아달라는 요청은 1만6500건 넘게 접수됐지만, 이 중 성공한 사례는 285건에 불과하다.

ICRC는 이 업무를 앞으로도 이어가려 하지만, 최근 유럽 정부들이 지원 예산을 줄이면서 인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