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과학칼럼] 기후테크 생태계
2023-12-11 11:12


고고로(GOGORO) 전기이륜차 [MIT 테크놀로지 리뷰 제공]


지난 몇 년간 화두였던 창업생태계의 테마 가운데 두각을 보이는 키워드가 있다면 임팩트 스타트업일 것이다. 임팩트 스타트업은 지속 가능성에 따른 순이익이 있는 솔루션을 대규모로 확산시키는 혁신적인 신생 벤처기업이면서 투자자를 위한 경제적 보상 외에도 측정 가능한 사회적·환경적 보상을 창출하는 초기 단계의 기업을 의미한다. 이와 관련해 선진국들이 전 지구적 협력을 요하는 문제에 각국의 참여를 호소하는 가운데 글로벌 창업생태계 역시 임팩트기업들을 중심으로 식량, 기후, 탄소중립 등 다양한 사회 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고 있다.

지난 2021년은 투자 측면에서 임팩트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체 스타트업 자금의 26%는 북유럽이 차지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스웨덴의 경우 2020년 13억유로에서 2021년 36억유로로 성장해 노르딕 스타트업 생태계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임팩트 스타트업의 참여 범위를 보면 동식물 영양을 위한 수천t의 곤충단백질 생산부터 공기포집, 저탄소여행을 위한 전기항공기 개발, 자율주행, 에너지, 배터리에 이르기까지 모든 영역을 포함하고 있는데 눈에 띄는 영역이 기후테크다.

기후테크의 범위는 매우 포괄적이다. 탄소중립 녹색성장위원회가 제시하는 5대 기후테크에는 클린테크(clean tech), 카본테크(carbon tech), 에코테크(eco tech) 같이 기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영역과 함께 푸드테크(food tech)와 지오테크(geo tech) 같이 기후생태계에 간접적 영향을 미치는 영역이 포함돼 있다. 즉 탄소 경로에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산업이 포함되다 보니 각국 정부는 기후테크를 게임체인저로 인식하고 스타트업 육성에 집중할 수밖에 없다. 맥킨지사에 따르면 2030년까지 9조달러 이상의 기후테크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보고 있으며 임팩트기업들에 사업 기회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VC는 기후테크 관련산업에 701억달러, 3325건 이상을 투자했는데 무려 84% 성장률로 전체 VC 성장률(18%)의 5배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분야별로는 운송·모빌리티 분야(61%)에 가장 많은 투자가 이뤄졌고 에너지 분야(15%)·식품·농업 분야(12%)가 뒤를 잇고 있다.

운송 분야 예를 들어보자. 스웨덴의 아인라이드(Einride)사는 운전자가 여러 대의 차량을 모니터링하고 어려운 교통 상황에서 차량을 원격으로 제어할 수 있도록 하는 원격 작동과 자율주행기술 기반의 자율전기트럭을 개발했고 5억달러를 유치한 바 있다. MIT 테크놀로지 리뷰가 선정한 주목할 기후테크기업 가운데 하나인 고고로(GOGORO)는 대만의 전기스쿠터 제조업체로, 테슬라가 자동차 판매를 위해 충전소 네트워크를 구축했다면 고고로는 배터리 교환 키오스크 네트워크시장 확대를 위한 방편으로 스쿠터를 판매하는, 일종의 Revese Tesla 개념으로 출발해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여기서 유념해야 할 부분은 기후테크는 탄소배출과 관련한 영역에서도 수익을 창출하지만 온실가스 감축이라는 전 지구적 문제 해결에 공적 역할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기술 개발을 통해 기업은 수익을 창출하고 연구·개발의 결과로 사회전체에 이익을 가져오므로 자원 배분이라는 역할에 정부의 개입의 필요해 보인다. 앞서 언급한 임팩트 스타트업이 성장하는 조건으로 관련 전문가들은 도시, 지역인프라, 지원조직 등 외형적인 생태계의 역할이 상당히 중요하다고 말한다. 예를 들면 기후테크 관련 공공데이터의 개방성과 접근성으로 예비 창업자들에게 이익이 되는 건전하고 공정한 경쟁을 위한 생태계의 장을 만들 수 있는데 이는 공공의 참여를 통해 가능하다. 더불어 관련 분야는 초기 기술 단계부터 실증 및 상용화 단계까지 도달하는 데 많은 시간과 자금이 필요하고 시장의 규제와도 관련이 있어 스케일업 단계를 돌파하는 데 중장기적 지원이 필요하다.

다행이 우리나라는 지난 6월 22일 ‘2050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를 통해 기후테크산업 육성 전략을 발표했는데 이에 따르면 2030년까지 기후테크산업에 민·관 합동으로 약 145조원을 투자해 기후테크 분야 성공모델로 유니콘 기업들을 육성할 계획에 있어 기후테크산업의 초석 마련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유니콘 스타트업들은 사회문제 해결을 통해 시장을 혁신하고 신산업을 창출하며 지속 가능한 상태로 변화시키면서 임팩트 경제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지속 가능성 여부는 관련 스타트업들이 임팩트가 기업의 별도 목표가 아닌 수익창출을 위한 핵심 활동에 달려 있으며, 이를 위해서는 문제 해결이 가능한 비즈니스 모델을 갖추고 있는지, 당장 가능한 기술을 사용하고 최소한의 실행 가능한 제품 생산이 가능한지, 스케일업이 가능한지 등의 역량 진단이 필요하다. 즉 새로운 기술, 제품 또는 서비스와 요인을 통해 그간 일부 사회적 기업이 갖는 지속 가능성이 떨어지는 이슈를 대체하면서 지속 가능성, 즉 순환경제를 위한 청사진을 제시할 때 신시장 창출을 통한 글로벌 경쟁력을 담보할 수 있을 것이다.

김은선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데이터분석본부장



nbgk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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