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기 불판인 줄 알았다” 트랙 위 ‘이놈’, 세계에서 가장 빨랐다
2023-12-15 18:51


하운드가 트랙을 달리고 있는 모습. [유튜브 'Guinness World Records' 캡처]


하운드가 트랙을 달리고 있는 모습. [유튜브 'Guinness World Records' 캡처]

[헤럴드경제=이영기 기자] “45㎏ ‘이 녀석’ 따라올까 무섭네”

국내에서 ‘만들어진’ 개가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를 인정받았다. 바로 카이스트의 4족 보행 로봇 ‘하운드’다.

지난 12일 세계기네스기록본부는 카이스트(KAIST)의 하운드가 세운 100m 기록을 4족 보행 로봇 가운데 가장 빠른 기록으로 인정했다. 하운드는 지난 10월 26일 100m를 19.87초에 주파하는 신기록을 세웠다.

세계 최고 수준 마라톤 선수들의 마라톤 중 100m 평균 속도가 17초대인 것을 고려하면, 하운드의 매우 빠른 달리기 속도를 가늠할 수 있다.


지난 6월 대전 카이스트(KAIST) 류근철스포츠컴플렉스에서 열린 국내 최대 규모의 ICT·과학 행사 '이노베이트 코리아 2023'에서 하운드의 시연 모습. [헤럴드경제 DB]

하운드는 카이스트 기계공학과 동적로봇제어설계연구실(DRCD)의 박해원 교수팀이 직접 설계, 제작했다. 국내 기술로 탄생한 하운드는 약 45㎏의 묵직한 무게에도 험로나 계단, 장애물 구간에서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다.

또 높은 경사의 계단은 물론 35㎝ 높이의 장애물도 훌쩍 뛰어넘을 수 있다. 사람의 발차기와 같은 외부 충격에도 넘어지지 않고 보행을 이어갈 수도 있다.

하운드는 다양한 환경에서 넓은 활용범위를 자랑할 것으로 기대된다. 몸체에 다양한 임무장비를 탈부착할 수 있다. 또 원격 조종이 가능해 조종자의 안전까지 확보할 수 있다.


지난 6월 대전 카이스트(KAIST) 류근철스포츠컴플렉스에서 열린 국내 최대 규모의 ICT·과학 행사 '이노베이트 코리아 2023'에서 하운드의 시연 모습. [헤럴드경제 DB]

박 교수팀은 향후 성능을 개선하고 모든 부품을 국산화한 ‘하운드 2.0’을 내놓을 계획이다. 박 교수팀은 하운드 2.0부터는 전기 모터와 전기 회로 등의 모터 앰프 등까지 직접 개발해 하운드를 국산화한다는 구상이다. 현재 하드웨어 개발을 마치고 성능 테스트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얼핏 ‘빠른 로봇’이라면 하드웨어가 성능을 좌우할 것으로 생각할 수 있는데, 실은 소프트웨어가 성능을 대폭 키웠다.

박해원 교수는 “하운드는 강화학습(기계학습의 한 종류)를 통해 최고 수준의 속도에 도달했다”며 “전기 모터는 물리적 성능의 한계가 있는데, 이를 제대로 제어할 수 있는 로봇 제어 기술이 세계 최고 수준이다. 쉽게 설명하자면 사람이 스스로 얼마나 빨리 뛰고, 얼마나 많은 힘을 낼 수 있는지를 제대로 이해하고 통제하는 것과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카이스트에는 하운드 외에도 다양한 로봇개가 최첨단 성능을 자랑하고 있다. 드림워커와 라이보다.

자율보행 기술을 갖춘 드림워커는 로봇이 조종자의 가시거리를 벗어나도 주변 지형을 파악, 스스로 안전하게 보행할 수 있도록 경로를 판단한다. 보행 중 넘어질 때에도 자동으로 임무를 다시 수행할 수 있는 재회복(Fall recovery) 기술도 자체 개발해 탑재했다.

드림워커는 KAIST의 전기및전자공학부 명현 교수 연구팀의 손에서 태어났다. 국제로봇경진대회에서 미국, 영국 등을 제치고 당당히 1위를 차지하며 국제적으로 성능을 인정받았다.


카이스트 사족보행 로봇 '라이보'가 사람 못지 않은 빠른 속도로 해변을 달리고 있다.[KAIST 제공]

또 다른 주인공은 발이 푹푹 빠지는 모래사장에서도 초당 3m의 속도로 거침없이 질주하는 라이보다. KAIST 기계공학과 황보제민 교수 연구팀의 작품으로, 라이보는 발이 완전히 모래에 잠기는 해변 모래사장에서 최대 3.03m/s의 고속 보행을 할 수 있다.



20k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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