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시, 이민자 이송 버스회사들에 “9300억 배상하라” 소송
2024-01-06 11:25


버스를 타고 미국 뉴욕시에 도착한 이민 희망자들.[사진=AP]

[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 이민자 급증에 골머리를 앓고 있는 미국 뉴욕시가 텍사스주에서부터 이민자들을 태워 온 17개 버스회사를 상대로 9000억원대의 배상을 요구하고 나섰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뉴욕시는 4일(현지시간) 그레그 애벗 텍사스주지사의 요청에 따라 멕시코 국경에서 수천 명의 이민 희망자들을 뉴욕으로 이송한 버스회사들에 7억8000만달러(약 9300억원)의 배상금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뉴욕시 변호인단은 지난 20개월 동안 뉴욕으로 버스를 타고 온 3만3600명의 이민 희망자들을 수용하는 비용을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에릭 애덤스 뉴욕시장실은 소장에서 버스회사들이 애벗 주지사를 도와 수백만 달러의 수익을 얻었다면서 '주 밖에서 가난한 사람을 데려오는 사람들은 주 밖으로 그 사람을 이동시키거나 자비로 그 사람을 지원해야 한다'는 뉴욕주법을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변호인단은 텍사스주에서 뉴욕시로 가는 일반 편도 버스 티켓이 보통 290달러를 조금 넘는 반면, 이민 희망자들을 이송할 때 1인당 1650달러를 부과하고 있다며 "버스회사들은 부정직과 악의로 행동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애덤스 시장은 X에서 "뉴욕시는 이민 희망자 위기에 대해 우리의 역할을 해왔고 앞으로도 계속할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우리는 그 비용들을 혼자 감당할 수 없고, [애벗 주지사의] 계획에 가담한 사람들이 우리 주법을 위반하고 빠져나가도록 두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소송은 이민과 미국-멕시코 국경 문제에 대한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나왔다. 미국 공화당과 민주당이 이끄는 주들은 이민 희망자들을 어떻게 할 것인가를 두고 갈등을 빚고 있다.

공화당 의원이자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자인 애벗 주지사는 2022년 4월 이민 희망자들이 넘치는 텍사스의 국경 도시들을 구제하기 위해 북부의 더 진보적인 도시들로 이민 희망자들을 버스에 태워 보내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후 텍사스주 정부는 9000만달러에 달하는 비용을 투입해 계획을 실행했고, 이미 삐걱거리던 뉴욕의 공공 서비스를 마비시켰다.

뉴욕시는 지난해 12월까지 16만4500명 이상의 이민 희망자들에게 주거지와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35억달러를 사용했다.

앞서 이날 애벗 주지사는 폭스비즈니스와의 인터뷰에서 "바이든 행정부가 미국 남부 국경을 지키고 트럼프 전 대통령의 강경한 이민 정책을 복원하기 위해 더 많은 조치를 취할 때까지 텍사스주는 뉴욕, 시카고 등으로 이민자들을 버스에 태워 나를 것"이라고 말했다.



pin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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