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여정 “南 합참, 폭약 소리를 포성 오판…기만작전에 속았다”
2024-01-07 17:22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은 7일 전날 서북도서 지역 포사격과 관련해 북한군이 기만작전을 펼쳤는데 남측 군이 속았다고 주장했다. 북한군의 지난 5일 서북도서 일대 해안포 사격에 대응한 신원식 국방부 장관 주관 사격훈련에서 K1E1 전차가 해상사격훈련을 실시하는 모습. [국방부 제공]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이 서북도서 지역 포사격과 관련해 북한군이 기만작전을 펼쳤는데 남측 군이 속아 넘어갔다고 주장했다.

군 당국은 이에 대해 우리 군의 탐지능력에 대한 대남 심리전의 일환이라고 일축했다.

김 부부장은 7일 ‘오판, 억측, 억지, 오기는 만회할 수 없는 화난을 자초할 것이다’는 제목의 담화에서 “6일 대한민국의 합동참모본부는 우리가 5일과 6일 연이틀에 걸쳐 서남해상에서 포사격을 진행했다고 발표했다”며 “군부깡패들은 북이 6일 오후 4시부터 5시까지 연평도 북서쪽에서 60여발의 포사격을 했으며 포탄은 서해 ‘북방한계선’ 북쪽 해상완충구역에 떨어졌다는 것이다”고 밝혔다.

앞서 합참은 북한군이 지난 5일에 이어 6일 오후 연평도 북서방 개머리 진지에서 방사포와 야포 등 60여발을 발사했다며 북한의 포탄은 모두 서해 북방한계선(NLL) 이북 해상완충구역에 떨어졌다고 밝힌 바 있다.

김 부부장은 “대한민국 언론들은 군부깡패들의 발표를 일제히 받아 물고 지면과 화면을 가득 채우며 분주히 떠들어댄다”며 “대한민국 국민들이 얼마나 놀랐겠는가는 더 언급할 필요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부부장은 그러면서 “이쯤 되면 우리 군대는 영락없는 ‘도발자’, ‘정세격화의 주범’으로 될 수밖에 없을 듯싶다”며 “그러나 천만에, 우리 군대는 해당 수역에 단 한발의 포탄도 날려 보내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한민국 군부깡패들은 우리가 던진 미끼를 덥석 받아 물었다”며 “말끝마다 ‘정밀추적감시’니, ‘원점타격’이니 허세와 객기를 부려대는 대한민국 군부깡패들의 실지탐지능력을 떠보고 불 보듯 뻔한 억지주장을 펼 놈들에게 개망신을 주기 위해 기만작전을 진행했다”는 주장을 펼쳤다.

또 “우리 군대는 130㎜ 해안포의 포성을 모의한 발파용 폭약을 60회 터뜨리면서 대한민국 군부깡패 무리들의 반응을 주시했다”면서 “결과는 우리가 예상했던 그대로였다. 폭약 터지는 소리를 포성으로 오판하고 포사격 도발로 억측하며 뻔뻔스럽게 탄착점까지 서해 북방한계선 북쪽 해상완충구역에 떨어졌다는 거짓을 꾸며댔다”고 밝혔다.

김 부부장은 계속해서 과거 남측 군 당국이 새떼를 북한 항공기로 오인하고, 하늘색 계열의 화장실 문짝을 북한 무인기로 오판했던 사례를 거론한 뒤 “이런 전적을 가지고 있는 깡패무리인지라 이번에 우리가 던진 미끼를 한번 씹어보지도 않고 통째로 꿀꺽 삼켜버릴 수밖에 없었던 것”이라고 비야냥댔다.

또 “저런 눈뜬 소경들에게 ‘안보’를 맡기고 막대한 혈세를 섬겨 바치는 대한민국 국민들이 참 불쌍하다 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그럴 바엔 차라리 청후각이 발달된 개에게 ‘안보’를 맡기는 것이 열배는 더 낫다”며 조롱을 이어갔다.

김 부부장은 이와 함께 “이런 무지한 군깡패들의 오판과 억측, 억지, 오기로 예상치 않은 사건이 발생되는 경우 1000만 이상의 인총이 북적이는 서울이 어떤 위험에 노출되게 될 것인가를 한번 생각해보라”며 “앞으로 북쪽하늘에서 천둥소리가 울려도 우리 군대의 포사격으로 오판하고 어떤 미련한 오기를 부릴지 알 수 없는 것들”이라고 비난했다.

특히 “우리 군대의 방아쇠는 이미 안전장치가 해제돼있는 상태”라면서 “이미 천명한 대로 만약 사소한 도발이라도 걸어올 때에는 우리 군대는 즉시적인 불세례를 가할 것”이라고 위협하기도 했다.

또 “최근 들어 군깡패들이 입버릇처럼 떠드는 그 무슨 대응원칙이라는 ‘즉시, 강력히, 끝까지’라는 낱말이 계속 그렇게 오기를 부리다가는 ‘즉사, 강제죽음, 끝장’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합참은 이날 입장 자료에서 “우리 군 정보당국은 북한의 군사활동을 면밀하게 감시하고 있다”며 “김여정 담화문은 우리 군의 탐지능력에 대한 수준 낮은 대남 심리전일 뿐”이라고 반박했다.

합참은 “접적해역의 긴장을 고조시키는 북한의 군사활동에 대해 엄중 경고하며 즉각 중단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면서 “북한이 우리 영토와 국민을 대상으로 도발할 경우에는 ‘즉·강·끝’ 원칙에 따라 다시는 도발할 엄두를 내지 못하도록 압도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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