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저 흔적없이 엄청 세게 몸 관통” 한강 30대女 시신 미스터리
2024-01-12 22:10


[헤럴드DB]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서울 올림피대교 인근 한강에서 흉기에 가슴이 찔린 30대 여성의 시신이 발견된 일과 관련, 손수호 법무법인 지혁 변호사는 "타살이라고 보기 어려운 경찰이 생각하는 이유들을 짚어봤는데, 그렇다고 해서 극단적 선택이라고 단정할 수 있느냐. 석연치 않은 부분들이 있다"고 진단했다.

손 변호사는 11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손 변호사는 "스스로 흉기를 자기 가슴에 찌르는 방식이 상당히 이례적"이라고 했다.

그는 "사실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건 아닐 것"이라며 "국과수가 이렇게 발표했다. 시신에 남은 자창 위치는 약한 여성 힘으로도 충분히 나올 수 있다. 그러니까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건 아니라지만, 그래도 의아한 부분이 있다"고 했다.

그는 "바로 주저흔"이라며 "자해에 의한 극단적 선택 사례를 보면 상대적으로 절명에 이르지 않을 정도의 작은 상처들이 여러 곳에 다소 남는 경우가 있다. 아무리 독한 마음을 먹고 극단적 선택을 결심해 실행했다해도 막상 본인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고 할 때는 본능적으로 주저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러다보니 세게 하지 못하거나, 마음이 중간에 좀 바뀌거나, 치명적 부분을 본능적으로 피해가거나"하며 "시신에는 주저흔이 발견되지 않았다. 이를 종합해보면 주저한 흔적도 없이 가슴을 관통할 정도의 매우 강한 힘으로 이런 일을 했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손 변호사는 "두 번째 의문점은 사망의 원인"이라며 "A 씨가 한강 둔치에서 흉기에 찔린 채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 과다 출혈로 사망하기 직전 단계에 실족해 물에 빠졌거나 또는 그런 상황에서 스스로 물에 들어갔거나 이론적 가능성은 있지만 그렇게 커보이지는 않는다"고 했다.

그는 "일단 다른 사람의 존재는 배제했으니, 다른 사람이 물에 빠뜨렸거나 이런 일도 상상하기 어렵다"며 "아니면 땅에서 과다출혈로 사망한 뒤 어떤 일로 인해 시신이 물로 옮겨졌거나, 또는 굴러 들어갔거나 이런 가능성도 상상할 수는 있지만 어떤 경우든 자연스럽지 않다"고 했다.

또 "A 씨가 살던 집이 경기도 이천이었다. 오후 1시에 나와 7시30분에 한강공원에 갔는데, 그 사이 접촉한 사람이 전혀 없었다"며 "그러다보니 그동안 무엇을 했는지 밝혀야 한다. 이미 흉기를 구입하고 집에 나설 때 극단적 선택을 결심했다면 왜 굳이 그곳을 장소로 선택했는 것인가"라고 덧붙였다.

한편 서울 광진경찰서는 지난 6일 광진구 올림픽대교 인근 한강에서 발견된 시신 신원이 경기도 이천에 사는 30대 여성 A 씨로 확인됐다고 7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 씨는 전날 오후 1시께 가족과 함께 살던 경기도 이천 집에서 나와 대중교통을 이용해 이동한 후 오후 7시30분께 올림픽대교 인근 한강공원으로 들어간 것으로 조사됐다.

이어 약 35분 뒤인 오후 8시5분께 "한강에 사람이 빠져있는데 움직이질 않는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과 소방이 오후 8시24분 A 씨를 구조했다.

A 씨는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고 가슴 부위에 흉기가 꽂혀있었다. A 씨는 심폐소생술(CPR)을 받으며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사망 판정을 받았다.

경찰 조사 결과 현재까지는 A 씨가 집을 나설 때부터 한강공원에 들어가기까지 타인과 접촉한 사실이나 A 씨가 한강공원에 들어간 뒤부터 경찰에 신고가 접수된 시간 사이 현장에 드나든 사람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이러한 정황을 토대로 타살 가능성이 높지는 않은 것으로 보고 있지만 유족 진술, 폐쇄회로(CC)TV 추적 등을 토대로 추가 수사를 하고 있다.



yu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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