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경기도의 민간사업자 관리부실’ 적발…운영금은 채권에, 보조금은 사적 지출
2024-01-17 10:01


서울 종로구 감사원 입구 모습. [연합]

[헤럴드경제=서정은 기자] 경기도가 운영대행사 및 보조사업자 등 민간 사업자를 부실하게 관리해온 것이 감사원 정기감사를 통해 드러났다. 경기지역화폐 운영대행사는 지역화폐 선수금을 채권투자나 종속회사 출자금 용도로 쓰는가하면 남북교류협력사업 보조사업자는 보조금을 사적으로 쓰거나 횡령하기까지 했다.

감사원은 이같은 감사결과를 담은 경기도 정기검사 전문을 16일 공개했다. 감사원은 2018년부터 2022년까지 추진한 주요 사업 등을 점검해 조직운영의 건전성과 효율성을 제고하기 위하여 감사를 실시했다.

경기도는 지역화폐 운영대행사의 선수금 운용을 인지하고도 방치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도가 맺은 경기지역화폐 운영대행 협약에 따르면 운영대행사는 시·군별로 자금을 관리·정산하며 지역화폐 관련 계좌를 해당 업체의 계좌와 분리해 선량하게 관리하도록 규정했다.

하지만 업체는 계좌만 별도 개설했을 뿐 실제로는 자사 자금과 선수금을 혼용, 경기도 등에 보고하거나 승인도 받지 않은 채 채권 등에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2020년 5월 종속회사의 사업범위 확장을 위한 유상증자에 참여할 목적으로 선수금 100억 원을 임의로 사용하기도 했다.

경기도는 2020년 10월부터는 해당 업체의 채권투자 행위를 인지하고도 면밀한 법적 검토 없이 막연하게 금융감독기관의 통제를 받을 것이라고 임의판단, ‘충전금을 돌려받을 수만 있으면 된다’고만 생각한 채 방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감사원은 경기도지사 등에게 시·군이 이관받은 잔액이 올바른지 검증하고 공동운영대행 협약에 따른 적정한 조치 등을 하도록 통보했다. 대행사 관리·감독을 태만하게 하고 경기지역화폐 자금운영 관리·감독 등 업무를 부당하게 처리한 관련자 2명에 대해 징계를 요구했다.

이밖에도 경기도는 남북교류협력사업 보조사업자의 보조금 부당 집행이 의심되는데도 사업기간을 연장해주다 적발됐다. 헤당업체는 12억9100만원의 보조금을 지원받고도 이 가운데 5억8300만원을 사업외 용도로 사용했다. 이 중 4억2600만원을 횡령하기도 했다.

해당 업체는 납품업체에 현금을 전달하고 물품을 구매한 것처럼 증빙을 제출했으나 실제로는 현금전달 없이 사적으로 사용하거나, 물품을 저가구매 후 사적·용도 외로 사용했다. 경기도는 해당 업체가 집행 의심사례에 대한 수차례 증빙제출 요구에 응하지 않았는데도 사업기간을 총 9차례 연장하고 교부결정을 미취소했다.

감사원은 경기도지사에게 지방보조금을 다른 용도로 사용하거나 증빙서류를 제출하지 않은 업체에 대해 지방보조금 4억2657만1278원을 반환받고 5년의 범위에서 지방보조금 교부를 제한하는 방안을 마련하도록 통보했다.

또 감사원은 경기도에 다른 용도로 사용한 지방보조금을 적기에 환수하지 않는 일이 없도록 지방보조사업에 대한 관리‧감독을 철저히 하도록 주의할 것을 요구했다.



luck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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