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한동훈' 강대강 대치…총선정국 ‘시계제로’ [용산실록]
2024-01-22 16:03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9일 강원도 강릉시 씨마크 호텔에서 열린 강원동계청소년올림픽 리셉션에서 환영사를 하는 모습. [연합]

[헤럴드경제=서정은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22일 민생토론회를 불참하고 장고에 들어갔다. 대통령실의 사퇴 요구에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거부 의사를 표명하면서 양측 간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는 해석이 나온다. 현재권력(윤 대통령)과 미래권력(한동훈 위원장)이 팽팽하게 맞붙은 가운데 윤 대통령이 이번 사태를 어떻게 넘기느냐가 국정 장악력 확보를 가를 전망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감기를 이유로 오전에 예정됐던 민생토론회를 불참했다. 신년 후 진행된 민생토론회에 윤 대통령이 불참한건 이번이 처음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언론에 불참 이유로 “윤 대통령이 감기기운이 심하다”며 “목이 잠겨 사람들이 모이는 자리에 참석하는 것이 적절치 않다”고만 했다.

일각에서는 윤 대통령이 행사 불참을 결정한 이유가 한 위원장과의 갈등과 연관이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이관섭 대통령 비서실장은 지난 21일 한 위원장을 만나 사퇴요구를 전달했다.

이에 한 위원장은 이날 오전 기자들에게 “제 임기는 총선 이후까지 이어지는 것으로 안다”며 비대위원장직 수행 의지를 밝혔다. 대통령실의 당무 개입에 대한 질문에도 “제가 그 과정에 대해서는 제가 사퇴 요구를 거절했기 때문에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 말하지 않겠다”고 했다.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22일 국회에서 열린 인재영입 환영식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

총선이 80일도 남지 않은 상황인만큼 당과 대통령실이 이번 사태를 어떻게 넘기느냐가 향후 정국을 좌우할 전망이다.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 두 개의 권력이 세게 붙을 경우 여당 내 친윤과 비윤 간 갈등까지도 비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과거에도 대통령과 여권 간의 갈등은 있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경우 2010년 경 세종시 건설을 백지화하면서 여당과 갈등을 빚기도 했다. 하지만 총선을 앞두고 강대강 국면으로 부딪힌 건 이례적이라는게 정치권의 설명이다.

특히 한 위원장이 4·10 총선 구원투수로 등판한지 얼마 되지도 않은 상황에서 공천이나 김건희 여사에 대한 입장차로 잡음이 나올 경우 여론 악화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통령실은 추가적인 입장을 전하지는 않고 있다. 한 위원장을 교체하더라도 이에 견줄만한 파급력있는 인물이 없다는 것도 확전을 부담스럽게 하는 요인으로 보고 있다.

갈등을 봉합하지 않고 장기전으로 이어질 경우, 오히려 국정운영 동력 확보가 쉽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위원장이 대통령실과 맞서는 모습을 보이면서 ‘버티는’ 전략이 한 위원장의 여권 장악력을 키우는 트리거도 될 수 있다.

신율 명지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김건희 여사 리스크가 살아있는 한 봉합이 쉽지는 않아보인다"면서 "만일 두 사람 간 갈등이 봉합되지 않고 이어진다면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여론의 관심을 모을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윤 대통령 입장에서는 장기전이 오히려 마이너스(-)가 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윤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은 지난주보다 오차 범위 내에서 소폭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 15∼19일 전국 18세 이상 2507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윤 대통령 국정 수행 지지도는 오차범위(±2.0%p) 내에서 직전 조사(1월 8∼12일)보다 0.5%포인트(p) 오른 36.8%로 조사됐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lucky@heraldcorp.com



랭킹뉴스


COPYRIGHT ⓒ HERALD CORPORATION.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