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정부-여당 협의해라”…韓과 파국 막고 ‘민생행보’ 주력 [용산실록]
2024-01-24 09:19


윤석열 대통령이 23일 충남 서천군 서천읍 서천특화시장 화재 현장에서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과 만나 피해 상황을 둘러보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서정은 기자]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23일 화재가 발생한 충남 서천특화시장 현장에서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만났다. 한 위원장에 대한 대통령실의 사퇴요구를 두고 내홍이 불거졌지만 ‘민생’ 앞에서 두 사람 모두 자세를 낮춘 것으로 보인다. 확전을 막은 윤 대통령은 총선 전까지 정책과 민생을 챙기는데 주력할 계획이다.

24일 대통령실 고위관계자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은 전일 화재현장을 둘러본 후 열차 안에서 “당과 부처가 협의를 잘 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며 “부처는 정책 관련해서도 당에도 잘 얘기해서 알려드려라”고 당부했다. 폭설로 인해 당과 정부 관계자들은 모두 대통령 전용열차로 상경했다.

이밖에도 윤 대통령은 상인에 대한 이자지원 등도 금융권이 나설 것을 요청했다. 윤 대통령의 주문에 발맞춰 금융당국은 물론 각 금융지주사들도 긴급 피해지원책을 마련하고 있는 중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그 어떤 것보다 민생이 제일 중요하다는 것을 확인한 자리였다”며 “전일 열차에서도 당정간의 이슈보다 민생 지원 방안을 놓고 초점을 뒀다”고 전했다. 이어 “최근 갈등 관련해서는 봉합의 여지가 열린 정도”라고 전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현장에서도 상인들에게 “특별재난지역선포 가능 여부를 즉시 검토하고 혹시 어려울 경우에도 이에 준해서 지원하겠다”고도 약속했다. 행정안전부, 중소벤처기업부 등에도 피해 상인들을 잘 챙겨달라고 주문한 바 있다.

서천 화재현장 방문을 계기로 윤 대통령의 민생 행보도 더욱 빨라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김경율 비대위원의 사천 논란’, ‘김건희 여사 가방 수수 의혹’으로 시작된 한 위원장과의 갈등을 빨리 진화한 것 또한 이대로 가다간 총선에서 패배할 수 있다는 위기의식에서 비롯됐다는 분석이다. 정부에서 발표하는 정책들이 정쟁에 가려져 국민들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않고 있다는 계산도 깔려있다.

최근 한차례 쉬어간 민생토론회를 중심으로 한 정책 홍보도 속도가 날 전망이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각 정책에 대한 후속조치나 추가적인 정책도 연중에 이어진다”며 “민생토론회와 국무회의를 통해 이런 부분들이 부처를 통해 전달될 예정”이라고 했다. 국방부, 외교부 등 민생토론회와 다소 거리가 있는 부처의 현안에 대해서는 업무보고를 통해 윤 대통령이 진행상황을 챙길 전망이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 22일 오전 10시에 예정이던 다섯번째 민생토론회를 불참했다. 대통령실은 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지만, 정황상 각종 해석이 붙었다. 그간 윤 대통령이 민생토론회를 직접 주재해온데다 토론회 주제 또한 윤 대통령이 누차 강조해왔던 ‘생활 규제 혁파’였기 때문이다. 감기 때문이 아닌 한 위원장과의 갈등 후폭풍 여파라는 관측이 나온 이유도 여기에 있다.

윤 대통령은 민생 행보에 집중하는 동시에 김 여사 리스크에 대한 대응 방안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한 위원장과 갈등 확전은 막았지만, 여전히 불씨가 살아있는만큼 국정운영 동력을 꺾는 요소로 작용할 수 있어서다.

최수영 시사평론가는 “윤 대통령은 국정에 신경쓰면서 당무개입 등 논란에 따른 부정적 영향을 상쇄해야할 것”이라며 “김 여사 문제에 대해서도 설 연휴 전까지 어떤 방식으로든 입장을 내서 정리를 하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luck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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