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암·루게릭병’ 난치성 질환 발병 기전 규명
2024-02-06 08:42


김유식 KAIST 생명화학공학과 교수.[KAIST 제공]

[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카이스트(KAIST)는 생명화학공학과 김유식(사진) 교수와 바이오및뇌공학과 이영석 교수 공동 연구팀이 종양 형성과 퇴행성 뇌질환을 유발하는 새로운 유전자 조절 기전을 찾아냈다고 6일 밝혔다.

인간 유전체의 약 10%를 차지하는 반복서열인 알루 요소(Alu element, Alu)는 단백질 정보를 가지는 전령 RNA(mRNA)의 단백질 생산 효율을 조절할 수 있다. 특히 mRNA가 2개의 알루 요소로 형성된 역방향 알루 반복 구조(IRAlus)를 가지게 되면 mRNA의 세포 내 이동이 방해되어 단백질 생산이 감소한다.

연구팀은 질환 특이적으로 mRNA가 변화하는 과정에서 주요 mRNA가 역방향 알루 반복 구조에 의해 조절받게 하고 이는 mRNA가 가지고 있는 유전자 발현 억제로 이어져 질환을 일으킨다는 새로운 발병 기전을 밝혔다.

알루(Alu)는 유전체의 단백질 정보를 가지고 있지만 유전체 상에서 본인의 서열만을 복제하는 성질이 있어 ‘이기적 서열’로 알려져 있었다. 최근 연구에 의하면 mRNA 내의 존재하는 역방향 알루 반복 구조는 숙주 mRNA의 세포질로의 이동을 방해해 해당 유전자의 단백질 번역을 억제한다. 하지만 해당 유전자 발현 조절 기전의 생물학적 중요성에 대해서는 보고된 바가 없었다.

연구팀은 역방향 알루 반복 구조를 인지할 수 있는 항체를 활용한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법을 사용해 특정 세포 내 활성화된, 역방향 알루 반복 구조에 의해 단백질 합성이 억제될 수 있는 mRNA 유전자 목록을 완성했다.


역방향 알루 반복 구조(IRAlus)로 인한 유전자 발현 조절 기전 모식도.[KAIST 제공]

종양 형성 과정에서 역방향 알루 반복 구조의 유전자 조절 기전의 영향을 분석했다. 연구팀은 대표적인 종양억제유전자를 억제하는 종양 유전자 조절을 하고 이는 단백질 발현 증가로 이어지며 결과적으로 종양억제유전자 활성이 억제됨으로써 암 발달을 촉진할 수 있다.

특정 mRNA 서열과 상보적으로 결합해 mRNA의 기능을 억제해 다양한 질병 치료 및 조절 도구로 현재 연구되고 있는 혁신 RNA 치료제인 안티센스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를 활용해 단백질 발현을 복구하는 암 치료 전략을 탐색했다.

연구팀은 신경계 세포에서 역방향 알루 반복 구조로 인한 유전자 조절이 활발하다는 것을 확인했다. 또한, 해당 현상의 과도한 활성과 루게릭병으로 알려진 근위축성 측삭경화증을 비롯한 퇴행성 뇌질환 간의 연관성을 최초로 제시했다.

김유식 교수는 “이번 연구는 인간 유전체 내 반복서열인 역방향 알루 반복 구조를 가지는 유전자를 목록화하는 것을 넘어서 해당 유전자 발현 조절이 인간 질환, 특히 종양 형성 및 퇴행성 뇌질환 발병과정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것을 최초로 확인했다”면서 “이번 연구에서 제시한 역방향 새로운 타겟 물질을 활용하면 종양과 노화를 비롯해 다양한 퇴행성 질환의 발병 기전 분석에 근본적이고 효과적인 치료전략을 마련하는 데 유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몰레큘러 셀(Molecular Cell)’ 2월 2일 온라인 게재됐다.



nbgk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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