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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서경원·신동윤 기자] 미국 뉴욕증시가 또 한번 역대 최고치 랠리를 이어갔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당국자들이 시장의 금리 인하 기대에 찬물을 끼얹는 발언을 이어갔음에도 불구하고 기업 실적 호조를 바탕으로 강세를 보인 것이다.
반면 국내 증시는 최근 반등세로 돌아섰지만 사상 최고치를 경신 중인 미국과 일본 증시에 비하면 게걸음 수준이다. 지난 10년간 미·일 증시가 각각 179%, 156% 상승할 때 우리 코스피는 35% 상승하는 데 그쳤다. 일각에서는 은행 복리 이자보다 못한 수준의 수익률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7일 한국 증시는 저PBR(주가순자산비율) 종목의 재상승과 이차전지 업종 급등에 코스피와 코스닥 모두 상승 마감했다. 코스피가 33.38포인트(1.30%) 올라 2609.58로 장을 마감하면서 2600선을 회복했고 코스닥도 4.89포인트(0.61%) 오른 811.92로 마쳤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8일 "저PBR 업종이 단기 테마성으로 끝날 수도 있다는 일부 시장의 우려가 있었지만 외국인 투자자 유입과 함께 저PBR 업종 상승이 재개됐다"며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한 시장의 꾸준한 관심을 재확인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지현 키움증권 연구원은 "이번주 외국인은 누적 순매수 금액은 8300억원으로 운수장비, 금융, 보험 업종에 대한 순매수를 유지하며 저PBR주 플레이를 지속한 반면 기관은 지주사를 중심으로 차익을 실현하는 모습"이라며 "적어도 총선이 예정된 4월까지 저PBR주 모멘텀이 유효할 것으로 본다"고 내다봤다.
이차전지 업종도 오랜만에 반등했다. 전날 미국 시장에서 테슬라의 주가가 상승했고, 에코프로의 5대 1 액면분할 추진과 에코프로비엠 코스피 이전상장 추진 소식이 영향을 미쳤다.
한편 이날(현지시간) 미국 증시에서는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와 스탠더드앤푸어스(S&P) 500 지수가 사상 최고치로 마감했다. 각종 지표 호조로 경기 침체 우려가 완화되는 가운데 예상을 웃도는 기업 실적이 속속 발표되면서 경기 연착륙에 대한 자신감이 커지고 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최근 폭락세를 보여 신흥국 투자 심리를 위축시켰던 중국 증시에 대해 중국 정부가 조치에 나섰다는 점도 한국 증시에는 호재다. 김대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중국에서 경기 부양을 위해 시진핑 주석이 나서면서 중국 증시 하락이 일단락되며 신흥국 시장에 대한 전반적인 우려가 완화되는 모습"이라며 "향후 중국에서 발표되는 증시 부양책 내용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한국과 중화권이 오는 9일부터 설 연휴에 돌입하는 만큼 리스크 관리 차원의 차익 실현 매물이 출현할 수 있다. 한국 증시는 9일부터 12일까지, 중국은 9일부터 16일까지 휴장한다. 홍콩은 9일 증시를 조기 폐장하고 12일과 13일에는 장이 열리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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