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시 ‘홍콩 노쇼’ 논란 일파만파…소송 위협부터 외세 개입설까지
2024-02-09 09:05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홍콩에서 축구 스타 리오넬 메시(인터 마이애미)가 부상을 이유로 친선 경기에 출전하지 않은 데 대한 파장이 계속되는 가운데, 중국 관영매체가 해당 사건에 정치적 의도가 있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지난 7일 온라인에 발간한 논평에서 메시의 홍콩 친선 경기 결장을 두고 “메시와 소속팀 인터 마이애미의 해명은 설득력이 없으며 그 뒤에 놓인 진짜 이유에 대한 많은 추측이 제기된다”고 썼다.

그러면서 “한 가지 이론은 그들의 행동이 정치적 의도를 갖고 있다는 것으로, 홍콩이 해당 경기를 통해 경제적 부흥을 꾀하는 때에 외세가 고의적으로 이 일(메시의 결장)로 홍콩을 곤란하게 만들려 했다는 것”이라며 “상황의 전개로 봤을 때 이러한 의혹의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글로벌타임스는 “일부 서방 매체가 이번 기회를 이용해 홍콩을 비방하려 했다는 점도 짚어야 한다. 그들은 이번 일이 홍콩의 국제적 이미지와 평판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고 주장했다”며 “이는 터무니 없는 소리이다. 누군가 곤란해야 한다면 그것은 메시, 인터 마이애미, 태틀러(친선경기 주최사)이다”고 적었다.


지난 7일 일본 도쿄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미국 메이저리그 사커리그 인터 마이애미와 일본 J리그 빗셀 고베의 친선 축구 경기 후반 인테르 마이애미의 아르헨티나 공격수 리오넬 메시가 출전한 모습. [AFP]

글로벌타임스는 홍콩에선 결장한 메시가 3일 뒤인 7일 일본에서 열린 친선 경기에는 약 30분간 뛴 것을 지적하며 차별 대우에 대한 의혹도 있다고 짚었다. 신문은 “인터 마이애미의 이번 프리시즌 6개 친선 경기 중 메시가 결장한 경기는 홍콩 단 한 번 뿐”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전에도 이미 메시와 인터 마이애미의 차별 대우에 대한 의혹의 목소리가 있었다”며 “이번 친선 경기에서의 상황은 이러한 메시 자신과 인터 마이애미의 진실성에 대한 의혹과 추측을 증폭시켰다”고 주장했다.

신문은 “메시를 보기 위해 중국 신장에서 12시간을 여행해 홍콩에 간 팬들도 있었다. 메시 결장에 대한 홍콩 정부와 팬들의 실망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으며 이번 일은 스포츠의 영역을 훌쩍 넘어섰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메시가 속한 아르헨티나 축구 국가대표팀이 오는 3월 중국에서 친선 경기를 할 예정”이라며 “메시가 그 이전에 합리적인 해명을 하길 바란다”고 썼다.


지난 4일 리오넬 메시의 모습이 담긴 광고판을 훼손된 모습. 이날 홍콩 스타디움에서 열린 홍콩팀과 미국 인터 마이애미 CF의 친선 축구에서 리오넬 메시가 급작스럽게 결장하자 경기를 보러 온 많은 팬들이 환불을 요구하는 등 격분했다. [AFP]

▶노쇼로 불거진 환불 대란…홍콩 정부도 나선다=앞서 메시가 부상을 이유로 지난 4일 홍콩에서 열린 소속팀 인터 마이애미와 홍콩 프로축구 올스타팀 친선 경기에 출전하지 않자 홍콩 팬들은 격분했다. 특히 해당 행사를 전폭적으로 지원하고 거액의 보조금까지 대주기로 했던 홍콩 정부조차 메시의 ‘노쇼’를 경기 종료 10분 전에야 통보받았다고 밝히면서 파장이 커졌다.

홍콩 현지는 물론, 중국 본토와 인근 동남아시아 국가에서 메시의 경기를 보기 위해 모여든 약 4만명의 팬이 “사기”라며 환불을 요구했다. 홍콩 소비자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8일 기준 해당 경기의 환불을 요구하는 소비자 불만 1100여건이 접수됐다.

이에 대해 홍콩 입법회(의회) 빌 탕 의원은 “태틀러 측이 피해를 입은 4만명 이상의 소비자에게 환불을 해주지 않으면 법원에 소송을 제기할 것”이라고 8일 밝혔다.

홍콩 정부가 메시의 결장에 약속했던 지원금 지급을 재검토하겠다고 밝히자 주최사인 태틀러는 지원금 신청을 철회했다.


지난 7일 일본 도쿄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미국 메이저리그 사커리그 인터 마이애미와 일본 J리그 빗셀 고베의 친선 축구 경기 후반 인테르 마이애미의 아르헨티나 공격수 리오넬 메시가 출전한 모습. [AFP]

▶메시 부상 해명에도…“납득 어려워, 상처 소금 뿌린 격”=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메시는 일본 경기를 앞두고 지난 6일 중국 소셜미디어 웨이보를 통해 부상 탓에 홍콩전에 뛸 수 없었다는 해명 글을 중국어와 스페인어로 올렸다.

메시는 사타구니 쪽을 다쳤다고 밝혔다. 알나스르(사우디아라비아)와 경기 직후자기공명영상(MRI) 촬영 결과 부상 부위가 부어있는 것을 확인했다고 한다.

메시는 이날 일본 도쿄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홍콩에서 뛰지 못한 건 정말 운이 나빴기 때문이었다”며 “안타깝지만 이런 일이 축구에서는 일어난다”며 “불편한 느낌이 계속 들어서 뛰기 어려웠다”고전했다. 이어 “난 항상 경기에 뛰길 원한다. 우리가 이 경기를 위해 멀리서 온 데다 사람들이 우리 경기에 기대가 큰 상황이었던 만큼 아쉽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홍콩에서 열린 경기에서 결장한 사흘 뒤 일본에서 친선 경기를 뛰었다는 점에서 메시의 부상을 납득하지 못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홍콩 정부의 케빈 융 문화체육여유국 장관도 “(메시가)홍콩에서 열린 경기에 출전하지 않은 데 대해 크게 실망했다”며 “메시는 3일 만에 일본에서 그라운드를 누빈 데 홍콩 시민들에게 합리적 해명을 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스포츠 문화 분야 이법회 위원 훠치강도 “(메시의 출전은)홍콩 팬들 상처에 소금을 뿌린 격”이라고 했다.

패트릭 라우윙충 홍콩 침례대 스포츠체육보건학과 교수는 메시가 일본에서 열린 친선전에서 보인 패스, 슛 등 움직임등을 보면 그의 부상이 심각하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진단했다. 그는 “미국의 스포츠 과학과 기술이 상당히 발전했으며 메시의 빠른 회복의 배경이 되었을 수도 있지만, 물리치료와 스포츠 재활의 관점에서 선수의 경기를 방해하는 부상으로부터 회복하는 것은 적어도 1~2주 정도는 지속될 수 있다”고 말했다.



yckim6452@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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