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경북 문경소방서에 마련된 고(故) 김수광(27) 소방장과 박수훈(35) 소방교의 분향소에서 한 시민이 절을 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최근 경북 문경의 화재 현장에서 순직한 소방관들이 몸담았던 119구조대가 당시 정원 미달인 채로 운영됐던 것으로 확인됐다. 소방당국은 소방관 두 명을 잃고서야 인사발령을 내 부족한 인력을 채웠다.
13일 소방당국에 따르면 경북 문경소방서 119구조구급센터(119구조대)의 고(故) 김수광(27) 소방장과 박수훈(35) 소방교가 속했던 문경소방서 119구조구급센터 1팀은 사고 당일 정원보다 1명이 부족한 5명으로 운영됐다.
이 소방서 119구조구급센터는 모두 3개 팀으로 팀마다 베테랑급 대원인 팀장을 포함해 6명이 정원인데, 1팀과 2팀이 모두 정원보다 1명씩 부족한 채로 운영되고 있었다. 3팀만 팀장을 포함해 정원 6명을 채운 상태였다.
김 소방장과 박 소방교는 지난달 31일 문경의 한 육가공 공장 화재 현장에 출동해 내부 인명수색에 나섰다가 갑자기 번진 화마를 피하지 못하고 하늘의 별이 됐다. 당시 팀 정원보다 부족한 5명이 화재 현장에 투입됐던 것으로 확인돼, 이 같은 인력 운용이 순직 사고에도 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2일 오전 소방관 2명이 순직한 경북 문경시 신기동 공장 화재 현장에서 경북경찰, 경북도소방본부, 국립소방연구원, 소방기술원, 경북화재합동조사단, 전기안전공사, 노동청 등 유관기관 합동 감식이 진행되고 있다. 이날 합동 감식은 안전상 문제로 한 번에 무너진 공장 안으로 진입하는 인원을 최소화하기 위해 기관별로 순차 진행할 예정이다. [연합]
현장 구조경력이 10년이 넘는 한 소방관은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현장에서는 구조 인원이 1명만 더 있더라도 (지휘팀에) 무전이라도 해줄 수 있다. 구조활동에 도움이 되는 것"이라며 "이런 (인력) 문제가 개선되지 않으면 순직 사고는 언제든지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소방당국은 두 대원의 영결식에 이어 분향소 운영이 모두 끝난 지난 5일에야 인사발령을 내 인근의 안전센터 대원 4명을 119구조구급센터로 발령 냈다. 두 순직 대원의 빈자리에 더해 그간 정원보다 부족했던 대원 2명을 뒤늦게 충원한 것이다.
문경소방서 관계자는 "정원을 100% 채우면 좋겠지만, 휴직자 발생, 인명구조사 자격 보유 여부, 각 (안전)센터별 인력 조율 등으로 한 부서에 집중적으로 인력배치를 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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