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사업자 "시장 경기 부정적 전망"
2024-02-14 14:15


경기 고양시의 아파트 단지의 모습 [연합]

[헤럴드경제=박자연 기자]주택사업자들이 향후 주택 경기를 부정적으로 전망했다. 자재수급지수와 자금조달지수도 하락세를 이어갔다.

주택산업연구원이 주택사업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이달 전국 주택사업경기전망지수는 지난달에 비해 2.7포인트(p) 하락한 64.0로 전망됐다. 전국에서는 대구가 18.4p(80.9→62.5)로 가장 큰 하락폭을 보였고, 제주가 19.5p(55.5→75.0)로 가장 크게 상승했다.

정부가 지난달 10일 '주택공급 확대 및 건설경기 보완방안'을 발표하며 사업 환경 개선에 대한 기대감은 있었으나, 고금리 등에 따른 시장 위축으로 사업자들이 체감하는 시장 경기에는 큰 영향을 주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주산연은 앞으로 실질적인 경기활성화로 연결시키기 위해서는 금리 인하와 더불어 보다 실효성 있는 시행방안 등 후속 조치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수도권에서는 1기 신도시 재정비 등에 의해 일부 영향을 받아 전월대비 소폭(60.6→61.7) 상승했다. 그러나 작년 4분기부터 이어온 하락추세로 지수가 60대 안에 머물러 사업자들이 느끼는 경기는 여전히 부정적인 시각에 머물러 있다. 서울·경기는 각각 2.2p(65.9→68.1), 4.6p(57.5→62.1) 올랬다. 인천은 지난 달에 이어 3.8p 하락(58.6→54.8)해 두달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서울과 경기의 지수 상승은 그동안 하락세가 없던 지역 중심으로 매수세가 살아나고, 분양경쟁률도 높아지면서 긍정적인 기대를 불러일으킨 것으로 보인다. 인천은 현재 전세사기 피해주택들이 경매 진행 중임에도 불구하고 물량이 많아 문제 해결에 상당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적체된 물량이 해소되기 전까지 지역 내 주택사업경기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비수도권은 수도권과 달리 사업경기를 부정적으로 전망하는 지역이 더 많았다. 지수는 3.5p 하락한 64.5로 전망됐다. 제주, 충남, 세종, 울산을 제외한 지역 모두 하락세를 보였으며, 그 중 대구가 18.4p(80.9→62.5)로 가장 크게 하락했다. 경북 13.9p(76.4→62.5), 전남 10.8p(73.3→62.5), 전북 9.1p(73.3→64.2), 광주 7.6p(63.1→55.5), 대전 5.5p(57.8→52.3), 강원 5.3p(63.6→58.3), 충북 3.3p(57.1→53.8), 경남 1.7p(75.0→73.3), 부산 1.4p(66.6→65.2) 순으로 하락했다. 반면 상승세를 보인 지역은 제주·충남·세종으로 각각 19.5p(55.5→75.0), 6.3p(56.2→62.5), 2.7p(78.5→81.2)으로 나타났고, 울산은 지난달과 동일하게 전망(75.0)됐다.

비수도권은 외지인 매수세가 크게 꺾이고, 수도권과 달리 1·10 대책에 비수도권 지역과 관련된 구체적인 사항이 포함되지 않아 해당 지역들의 주택사업자들의 심리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지는 못한 것으로 보인다.

광역시에서 하락폭이 가장 큰 대구는 지난해 2월 이후 미분양 주택수는 감소세로 지난 12월 기준 1만245가구였으나, 악성 미분양 주택인 준공후 미분양은 9월부터 증가하고 있어 2023년 12월 기준 1,044호로 집계됐다. 시행사의 주택사업승인 반납사례와 사업계획승인 후 착공을 못하는 단지 발생 등 전체적으로 경기에 부정적인 영향이 강하게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주산연 관계자는 "1·10대책에서 준공후 미분양 주택에 대한 세 부담을 줄이는 방안이 발표된 바, 향후 추이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내다봤다.

도지역에서는 충남과 제주를 제외하고 하락세를 보였다. 제주의 지수 상승은 지난달 제주도개발공사가 올해 719억 원을 들여 공공주택을 공급하겠다는 의지를 밝혀 새로운 주택사업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영향으로 보인다. 충남은 지난해 7월부터 하락세를 보이다 이번 달 들어 상승했는데 이는 청년 주거지원을 위한 예산투입과 공공주택 공급 확대방안 등이 시장 회복에 대한 기대감으로 작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전국 자재수급지수는 전월대비 6.4p 하락한 81.6으로 나타났고, 자금조달지수는 7.7p 내린 58.4로 조사됐다.

자재수급지수는 작년 9월 기준선(100)을 회복한 이후 5개월 연속 하락 중이다. 통계청 국내공급물가지수를 살펴보면 국내 건설용 원재료의 가격이 9월 이후 계속 상승해 현재까지 비슷한 경향을 유지 중인 것으로 나타나 사업경기가 침체된 가운데 사업자들이 느끼는 원자재 가격 부담이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자금조달지수는 작년 8월부터 하락세를 유지하면서 작년 1월 이후 가장 낮은 수치를 나타냈다. 유동성 문제 및 고금리 등 악화된 자금시장의 여건이 지속되는 가운데 태영건설 워크아웃 등 PF 사업장 불안요인이 커지면서 사업자들이 느끼는 자금시장의 불안정성에 따른 위기감 악화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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